[류기열의 부동산 스토리] 버블 그리고 블랙홀
류기열/빅셀 파트너스 대표
하지만 이와 같은 가격 폭등의 배경에는 남녀노소 빈부 귀천을 막론하고 너도나도 튤립 투자에 뛰어든 무모함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1841년 스코틀랜드의 저술가 찰스 맥케이는 "많은 사람들이 단시일에 부자가 되었다. 황금빛 미끼가 눈앞에 어른거리자 사람들은 하나 둘씩 튤립 마켓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튤립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이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채 전세계의 자금이 네덜란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귀족 일반 시민 농부 상인 어부 집사 여종 그리고 심지어 굴뚝 소제부와 노파들까지도 튤립에 달려 들었다"고 그 당시의 투자 열풍에 대해서 적고 있다.
그 이후 종목만 바뀌었다 뿐이지 이 버블은 계속해서 세계 경제의 역사속에 반복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벼락부자로 만들기도 하고 또 그 반대로 몰락의 심연에 빠뜨리기도 하였다. 지금 미국과 세계 경제를 수렁에 빠뜨린 주택 시장의 버블 역시 그 중 하나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택 가격이 영원히 상승하리라고 믿고 능력 여부와는 관련없이 주택 시장에 달려들었던 모습과 튤립 버블의 모습이 놀라우리만큼 흡사한 것은 부를 좇는 인간의 속성과 끝없는 가격 상승의 신기루는 지금도 여전히 그리고 미래에도 반복되리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과도한 비관주의 역시 버블과 함께 어김없이 반복되는 경제의 한 단면이다. 8월 22일자 뉴욕타임즈는 "주택은 더이상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라는 기사에서 주택이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적고 있다. 주택 정보 사이트인 질로닷컴의 수석경제학자 스탠 험프리는 호황기에 주택 가격 상승을 설명하던 이론들이 모두 허구로 드러났다면서 앞으로 주택가격 상승폭은 인플레이션 정도이며 실제 가치의 상승은 다달이 내는 페이먼트의 액수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이 주택 가격은 언젠가 상승할 것이며 또 너도 나도 주택을 구입하는 데 달려드는 과열의 시기가 올 것이다. 극단적 비관론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주택이 가지고 있는 감성적 가치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만의 장소'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고 내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욕구는 결국 주택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주택 가격은 분명히 다시 상승할 것이다.
그 때가 언제냐고? 집 값이 충분히 싸져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될 때가 바로 그 때이다.
▶문의: (310)980-6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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