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키마운틴 투어 후기] 대자연 속 '추억 만들기' 감탄사 절로
미 최대 지하호수…145피트 폭포…암석정원
난 그저 가벼운 차림으로 카메라만을 품에 안고 버스에 탑승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목베게부터 시작해 침대위에서나 껴안고 잘 법한 커다랗고 기다란 쿠션, 담요, 버스 안에서 심심하지 않게 해줄 mp3, 랩톱, 책은 기본이었다. 알고 보니 스모키 마운틴은 기나긴 버스여행으로 유명하단다. 뉴욕&나이아가라 투어 보다 멀다고 하니 말 다했다.
하지만, 오랜만의 여행으로 들떠 있던 나는 오히려 달리고 달리는 버스 안에서 평소 느끼지 못했던 여유와 편안함 그리고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편안히 창 밖을 바라보는 그 여유란! 일에 쫓기고 시간에 쫓기던 이들에게 그만한 휴식이 없을 것이다. 가는 동안 가이드가 틀어준 dvd도 재미있게 보고, 중간 중간 틀어준 신나는 노래를 듣다보니 눈 깜짝할 새(이건 좀 심했나?) 어쨌든, 어느새 첫 번째 목적지인 지하호수에 도착하였다.
테네시 주 스윗워터 지역 근처 로스트 씨 어드벤처(lost sea adventure).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미국에서 가장 큰 지하호수라고 한다. 동굴 속에 호수가 있다니! 게다가 배를 타고 호수 안쪽까지 다 볼 수 있어 더욱 더 흥미진진했다. (여기서 배가 뒤집혀 빠지면 어떡하지? 하는 괜한 생각에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호수에는 팔뚝만한 무지갯빛 장님 송어들이 살고 있었다. (어둠에 적응하여 눈이 퇴화되었다고 한다.) 어쩌면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이 동굴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하지만 안내원이 뿌려준 먹이에 힘차게 몰려드는걸 보니 살 수는 있나 보다.(배가 고팠나?)
화씨 58도의 기온을 유지하며 한줄기 빛조차 차단되어 버린 이 곳. 동굴 안에서 잠깐 모든 조명을 소등하여 칠흑 같은 어둠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세상에 나 혼자 남아 있는 느낌과 함께 순식간에 몰려오는 공포…. 정말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순간에 눈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이튿날, 호텔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루비 폴스(ruby falls)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60피트(약80m) 지하로 내려가면 동굴의 입구가 나온다.
그저 동굴에 덩그러니 폭포만 있을 줄 알았는데 나이아가라 폭포모양, 코끼리 발 모양, 감자칩 모양 등 종유석에 붙여놓은 이름들에 걸맞은 종유석 모양들을 보니 너무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루레이 동굴이 크고 장엄하고 멋있는 느낌이라면 이 루비 폴스의 동굴은 아기자기함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재미있는 모양들이 많다.
여러 종유석들을 구경하며 한참 걸어 들어가고 있던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와우!!!!!!!!!!!!!!!!! 정말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진으로만 보던 루비 폴스! 한참을 입 벌리고 구경했다. 너무너무 멋있었다.
아직 나이아가라 폭포를 안 가봐서 그 장엄함은 모르지만 이때까지 내가 본 폭포 중에 최고였다. 화려한 조명들에 의해 더욱 더 예쁘고 멋있고 장엄한…. 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145피트(약44m)에서 떨어지는 이 루비 폴스는 레오 렘버트(leo lambert)가 처음 발견하였으며, 두 번째 탐사에 동행한 아내 이름을 따 폭포 이름을 ‘루비’라고 붙였고 렘버트는 바로 동굴 개발에 착수해 1930년부터 일반인들을 위해 개방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루비 폴스의 멋진 그 모습에 사람들은 폭포 앞에서 발걸음을 완전 멈춰버리는데 다음 사람들을 위해 일정시간이 지나면 나오라는 신호로 모든 조명을 꺼버린다. 정말 아쉬웠다. 사진 한 장 더 찍을 걸!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록 시티(rock city)로 향했다. 록 시티, 자연이 만든 신비의 암석정원. 온갖 기묘한 바위들이 밀집해 하나의 거대한 돌 정원을 이루고 있다.
중간 중간 나오는 동굴 속에 들어가면 동화 속처럼 꾸며놓은 곳도 있고 돌다리, 흔들 다리, 폭포 등등! 볼거리들이 너무너무 많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비좁은 틈 일명 ‘바늘구멍’을 지나가야 하던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뚱뚱한 사람은 어떻게 지나가지….)
또 록 시티 정상에 오르면 조지아, 테네시 등 7개 주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을에 오면 단풍으로 더더욱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가벼운 산책의 느낌으로 정원 한바퀴 도는 것인데 정말 넓고 멋진 정원이다.
휴식, 여유로움, 자연의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정상에는 노래하는 소규모 밴드도 있었고 작은 카페테리아 같은 곳도 있었다. 그 옆에는 암벽등반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내가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더라면 체험해봤을지도….
록 시티를 나와 호텔에서 잠깐 휴식 후, 다음 코스인 저녁식사와 함께할 디너쇼를 보러갔다.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들어서니 또 기념촬영을 해주고 있었다. 배경은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매우 멋진 배경이 합성되어 있었다. 좀 더 신경 써서 포즈를 취할 걸! 왠지 아쉬웠다.
사진을 찍고 들어선 곳에는 약간은 시끌벅적한 레스토랑 분위기였다.
처음에는 ‘이게 디너쇼라는 건가? 디너쇼라고 하기엔 좀 소규모인데’ 하는 실망감도 없잖아 있었는데, 잠시 후 작은 공연이 끝나고 본격적인 디너쇼를 위해 옆의 디너쇼 장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했다. 줄을 서서 입장한 디너쇼장. 와~ 정말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마치 월드컵 경기장이라도 들어선 기분이랄까.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어떤 쇼가 내 눈앞에 펼쳐질지 기대만발이었다.
잠시 후, 나름 백마 탄 왕자(?) 아저씨가 나와 남과 북으로 팀을 나누었다. 아이들이 닭을 쫓는 경기부터 아기 돼지들 달리기 경주, 불쇼, 말 타기 쇼 등 마치 서커스를 보는 듯 했다. 게다가 발을 굴리며 우리 팀을 응원하고 환호성을 지르고,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다. 이번 스모키 마운틴 투어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투어의 마지막 날, 우리는 새벽 4시 기상이라는 힘든 기상을 하였다. 그 이유인 즉슨, 스모키 마운틴에서의 일출을 보기 위하여~!!!
모두들 서둘러 준비하여 출발한 덕에, 우리는 딱 맞춰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나름 의미를 부여하자면 독립기념일 다음날의 첫 일출. 새해 소망 빌 듯 소원을 빌고, 일출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들도 엄청 찍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들도 많이 하고, 짧다면 짧은 2박 3일 동안 정말 잊지 못할 많은 추억들을 만들고 왔다.
글·사진 제공 = 탑여행사 이선영
정리 = 장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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