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았지만 너무나 틀린' 캘리포니아 공화국
남가주, 제2의 도시 LA에 코리아타운·할리우드 명성
북가주, IT비즈니스·실리콘 밸리에 진보적인 분위기
▶이색적인 남북 명칭의 유래
흔히 부르는 남가주(南加州)는 한자 성어로 남부 캘리포니아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문법적으로 많이 쓰는 명사 South 대신 관용적으로 형용사 'Southern Claifornia'로 굳어진 표현이 이채롭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가주와 마찬가지로 남북이 분리되지 않았지만 명사인 South Florida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그러나 남북으로 따로 갈라진 곳은 노스 캐롤라이나.사우스 다코타와 같이 동서남북을 명사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남가주는 더 줄여서 So Cal(소우 캘) 북가주는 Nor Cal(노르 캘)로 부르기도 한다. 이때문에 미국 23위의 명문인 LA의 남가주 대학(USC)은 '사우스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지명과 같은 '서던 캘리포니아'로 불러야 한다.
라이벌 의식도 대단해 북가주는 남가주에 대해 '가난하고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많은 남루한 곳'으로 생각한다. 반면 남가주는 북가주에 대해 '지나치게 리버럴하고 비도덕적인 동성애자들이 판치는 곳'이란 편견을 지니고 있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조 앙숙 LA다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맞붙는 야구경기는 대부분 매진되며 곳곳서 'Beat LA'(LA를 꺾어라)라는 야유가 진동한다.
▶문화사업의 메카 남가주
할리우드는 1910년 LA시의 일부로 편입되고 1920년 영화 촬영소가 설립되며 문화 사업의 메카로 테이프를 끊었다. 파라마운트.드림웍스 등 주요 영화사에 대한 배역사무소와 영화박물관이 위치해 미국뿐 아닌 지구촌 영화 비즈니스의 본산 구실을 한다.
'할리우드 보울'로 불리는 야외극장과 그리피스 파크의 그리스 원형극장.콘크리트 바닥에 수많은 배우의 손바닥.발바닥 도장이 새겨져 있는 맨즈 차이니스 극장에도 매년 수백만명의 관관객이 몰려든다. 코리아타운.게티 센터.LACMA와 같은 예술 전시회장도 손꼽히는 명소다. LA서쪽의 베벌리 힐스.벨 에어.브렌트우드 지역은 굴지의 부호와 연예인들이 몰려사는 고급 주택단지로 선셋 불러바드를 중심으로 늘어서 있다.
▶첨단 IT기술의 중심 북가주
북가주는 샌프란시스코.샌호세에 인접한 계곡지대에 전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가 유명하다.
12개의 도시가 합쳐 행정구역상 샌타 클라라 카운티로 불리며 1939년 휴렛-패커드가 스탠포드 대학의 허름한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한데서 비롯됐다.
본래 양질의 포도주 생산지대였으며 1953년 스탠포드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전자산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실리콘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대거 진출 실리콘 밸리로 불리게 됐다.
도시인구의 43%가 20~44세 젊은 연령층으로 이뤄진 곳으로 물가가 비싸기로도 유명하다.
평균 연봉 5만달러 이상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가구 당 빛 또한 10만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채무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은 애플 컴퓨터를 비롯 휴렛-패커드.인텔.페어차일드.텐덤 등 4000개의 기업이 운집하고 있으며 미국 전자공업협회(AEA) 본부도 있다. 분위기로 자유분방해 동성애에 관대하고 히피족의 탄생지이기도 하며 퇴폐적인 문화도 관대하게 통용되는 실정이다.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기후
가주는 4개의 기후구로 나뉜다. 중가주에서 남가주에 걸친 해안에서는 지중해성 기후로 분류된다. 무더운 여름에는 산과 들의 초목이 시들지만 겨울에는 반대로 잎이 무성하다. 그러나 북가주는 다소 추운 해양성 기후로 삼림이 많다.
남부 내륙부는 사막기후로 모하비 사막 .데스밸리와 같은 마른 지역이 펼쳐지고 선인장도 많이 자란다. 그러나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나파 밸리와 같은 와인 재배지와 잦은 안개.폭우를 경험하게 된다.
▶고속도로 표지판 명칭 차이
남가주는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앞에 방향과 숫자를 붙인다. 예를 들어 '405North' 같은 식이다. 또 숫자에 따라서 고속도로가 여러갈래의 길로 나뉜다. '1번 도로'와 같은 식으로 불린다.
반면 북가주는 고속도로 앞에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번호만 붙이거나 고유 명칭만 붙인다. 한가지 예로 '프리웨이 80'이라고만 부른다.
황주영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