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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코리아타운, '이터테인먼트 허브'···타운 대표 할 브랜드 없이는 성장 없다

창간 36주년-'BZoom UP 코리아타운'

촌스런 서울 뒷골목 벗어나 대형 콘도·쇼핑몰 속속 오픈…남가주 주요 상권·주거지 부상
올림픽, 버몬트, 6가 등 타운 일대 재정비 사업…건물주·테넌트 상생 정신 필요


한인들이 모여 살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한인들이 소비하는 타운에서 타인종이 유입되면서 구성원이 다양해지는 내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 모멘텀을 활용해 ‘LA 이터테인먼트 허브’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리아타운이 이터테인먼트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코리아타운만의 브랜드와 함께 리-디자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70년대 한국에서 벗어나다

코리아타운은 'LA 한가운데 동떨어진 한인들만을 위한 섬'이라는 오명을 벗고 있다.

1970~80년대 서울 뒷골목이 연상된다는 비아냥은 옛말이 됐다. 2000년대 들어 촌스런 간판과 건물들은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타운에도 부동산 개발 붐이 불었다.

부동산 개발 붐은 한인 자본가 중심에서 미국 개발업체가 가세하며 확대됐다. 더욱이 2007년 한국 정부의 해외투자 확대 조치에 따른 한국발 투자 바람을 타고 한국 대기업들도 직접 타운 투자에 나섰다. 최근 몇 년 사이 머큐리 솔레어 서밋 온 식스 그래머시 온 서드 등 주상복합과 고층 콘도 등이 잇따라 들어섰고 아르누보시티의 콘도텔 아르시테 등이 진행되고 있다. 시티센터 온 식스 등 대형 쇼핑몰이 오픈해 이제 LA코리아타운은 남가주 일대 떠오르는 주요 상권 및 주거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전통과 정서가 담긴 상징물과 건축물이 등장하고 있다.

LA한인상공회의소가 주도하고 한인 커뮤니티 전체가 힘을 모아 6년여 끝에 2006년 세운 '다울정'은 한국 전통 문화가 담긴 건축물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6월 그랜드 오픈한 쇼핑몰 '마당'은 한국 전통의 미를 강조한다. 마당의 벽화 단청 십이지신상 해태상 천하대장군 등 은 쇼핑몰 곳곳에서 한국 전통의 멋과 정취를 풍긴다. 그렇다고 마당이 한국 전통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3층에 있는 한국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J CGV 시네마는 마당에 현대적 이미지를 불어넣어 급변하는 타운을 보여주고 있다.

마당의 최영숙 대표는 "먹고 마시고 보고 즐기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핑센터"라며 "한국의 정체성과 한식 한국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타운의 랜드마크의 필요성에서 지었다"고 말했다.

타운의 외관을 바꿀 올림픽 불러바드 재단장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올해 말 공사를 시작돼 2012년이면 버몬트와 웨스턴 사이 올림픽 구간에서는 기와 지붕에 봉황이 앉아있는 문(게이트웨이)이며 한국 전통 양식인 문틀 문양의 횡단보도 태극 무늬 돌과 무궁화가 심어져 있는 중앙 분리대 등 한국 전통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장기 계획을 세우다

타운 업그레이드는 정부 기관의 지원이 생기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공개된 LA시커뮤니티재개발국(CRA/LA)의 윌셔센터/코리아타운 2011~2015년 5개년 시행안에는 타운 6가와 8가 버몬트를 재정비하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프로젝트에 따라 가로수 뿌리 등으로 파손된 인도가 보수되고 업소의 간판은 교체 또는 새로 설치되며 건물 외벽은 물론 조명과 출입문 등에 대한 외관 단장이 지원된다. 앞으로 5년동안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지역의 주요 거리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간판 재정비 기금으로 300만달러의 예산이 배정돼 있다. 간판 등 창문 등의 교체를 원하는 업소에 최고 2만5000달러까지 융자해 주고 융자금은 10년동안 상환하도록 하고 있다.

거리 재정비 외에도 현재 공터로 있는 윌셔와 버몬트 남동쪽 코너 부지에 443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개발하는 데 400만달러를 지원하는 계획도 있다. 다울정과 한인노인회관 사이의 자투리 땅을 공원으로 꾸미는 마당 프로젝트에는 50만달러가 배정돼 있다. 또 2006년 추진되다가 중단된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도 다시 시작된다.

이같은 정부의 지원은 타운 재개발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995년 윌셔센터/코리아타운 재개발 프로젝트가 처음 발표될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내 건물의 48%는 노화돼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재개발 지역으로 동서로는 버몬트에서 웨스턴까지 남북으로는 베벌리에서 12가까지의 구간 1207에이커 면적을 정하고 있다. 이 지역은 총 3100개 토지구획(parcel)로 나눠져 있으며 지역 내 2757개의 건물이 있다. 보고서에서는 이 가운데 87개 건물이 노후화돼 재건축이 필요하고 전체 토지구획 3분의 2가 넘는 2499개 구획의 도로 정비 상태가 불량하다고 지적돼 있다. 타운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타운의 리-디자인은 정부의 지원이 아닌 한인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자발적인 움직임이 뒤따라야 한다.

뉴욕의 경우 한인 커뮤니티 자발적으로 간판 교체나 이미지 개선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번영회와 뉴욕한인회는 1년여간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 지난 9월 초 도로 및 상가 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또 복잡하고 두서없는 간판 재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뉴욕 플러싱은 한국어 간판을 보다 보기 좋고 이해 쉬운 간판으로 정화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LA코리아타운은 이런 움직임은 커녕 시도조차 없다. 타운의 특색을 살리는 디자인 감각은 차치하더라도 철자 표기가 제각각이어서 오히려 혼란을 준다. 타운을 상징하는 상품 부족도 계속돼 온 지적이다.

#상생만이 살 길이다

코리아타운의 리-디자인과 브랜드는 누구 하나가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올림픽 불러바드 재단장과 맞물려 있는 올림픽 경제개발구역(BID) 사업은 2005년부터 시작됐으나 현재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BID는 LA 일대에 40여개가 있는데 올림픽 BID는 LA한인상공회의소 주도로 2006년 지정됐다. 올림픽 BID는 올림픽 거리 재단장을 위한 400만달러를 포함해 이미 예산이 확보됐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다.

올림픽 거리가 재단장되면 이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연간 150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예상되는데 이 예산은 올림픽 건물주에게 추가 부과되는 재산세로 충당된다. 따라서 BID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구역에 속한 건물주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불경기가 닥치면서 재산세 추가 징수가 건물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CRA/LA는 현재 프로젝트를 보류하고 있다.

이창엽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타운 개발위원회 위원장은 "올림픽 거리 재단장 공사가 끝나기 전 올림픽 BID를 되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재단장이나 BID는 상권 활성은 물론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윌셔 등 지금까지 BID가 들어선 지역은 치안과 주변 환경이 개선돼 주민과 비즈니스에 혜택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8년 8월 올림픽 BID 해당 건물주 첫 모임이 열렸을 당시 건물주들은 추가 재산세 부담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주만 반기지 않은 것이 아니다. 건물에 입점해 있는 테넌트들 역시 추가 재산세를 임대료 인상을 통해 해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환영하지 않았다. 건물주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 재원이 세입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업주는 "지금도 건물 외벽을 칠하는 페인트 비용을 테넌트에게 부담시키고 있다"며 "불경기에 올림픽 거리를 개발한다고 해서 가시적인 이익은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올림픽 BID를 통해 확인한 것은 건물주와 세입자 간 필요한 같이 살아가고자 하는 상생의 정신이다.

코리아타운에서는 보기 드문 'TI(Tenant Imrpovement) 머니' 지원은 주류 쇼핑몰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쇼핑몰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쇼핑몰에 이득이 될 수 있는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건물주는 최소 수만달러에서 수십만달러까지 TI 머니를 지원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의 제프리 잉햄 비즈니스 브로커는 "TI 머니 뿐 아니라 유인책으로 현금(cash inducement)도 제공하고 있다"며 "최대 스퀘어피트당 20달러까지 주는 경우를 목격한 적도 있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한 한인 역시 "밝히지 않는 조건이었지만 TI 머니로 50만달러 이상을 받았다. 입점 내부공사가 끝날 때까지 거의 10개월간의 임대료도 면제해줬다"며 "코리아타운에서는 매상이 줄어 렌트비를 낮춰달하고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건물주들을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넌트가 살아야 업주도 살 수 있다는 상생의 원리를 타운 건물주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백종춘·이재희·최상태·문진호·염승은·진성철·곽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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