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자녀둔 한인주부 "13살 소년에 신장 기증"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죠"
본보 사연 보고 '사랑 실천'
13살 나이에 신장을 모두 잃은 준 최 군의 사연〈본지 9월25일 A-2면>을 접한 40대 한인 주부가 신장 기증 의사를 밝히고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여성은 우연히 중앙일보를 읽고 최 군의 사연을 알게됐지만 자폐증을 앓고있는 10대 후반의 아들을 두고있어 누구보다 최 군의 부모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기에 선뜻 자신의 신장 기증 뜻을 밝히게 됐다.
27일 본보를 통해 이같은 뜻을 밝힌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이수화(가명)씨는 최 군의 신장 이식 수술을 돕고있는 비영리단체 '테일러스 기프트 재단' 낸시 잉링 담당에게도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텍사스주 코펠 시에 살고 있는 최 군은 5살 때부터 신장증 증후군에 시달리며 신장 기능이 약화돼 결국 지난 6월 신장을 모두 떼내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병세가 악화돼 하루 10시간 이상의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씨는 17살 된 자폐아를 둔 어머니로서 그동안 자식 뒷바라지에 온 힘을 기울여왔다.
물론 스트레스도 심했고 마음고생도 컸다.
이 씨는 “처음에는 내 아이가 자폐아인 것을 믿기 싫었고 원망도 컸다”며 “하지만 지금은 더 큰 장애나 병이 찾아오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더 나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최 군은 물론 그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느냐”며 “자폐아를 키우면서 다른 부모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씨는 신장 이식 수술 여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 이름을 밝혀주지 말 것을 부탁했다.
이 씨는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신장 기증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아직 13살 밖에 되지 않은 최 군에게 새 삶을 살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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