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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배울 것 많은 잎꾼개미

과테말라 산림에서 파란 나무잎 조각이 한 줄로 아주 길게 움직이면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신기하여 움직이는 풀잎을 자세히 살펴보니 0.5 cm 정도의 작은 개미들이 자기보다 2~3배 크기의 작게 짤려진 나무잎을 잔등이에 지고 계속 나르고 있었다. 개미의 방향을 쫓아 가보니 끝 구석에 3평방미터 크기의 면적이 땅속에서 나온 흙으로 잔디밭이 덮여 있었고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을 통해 개미들이 나무잎을 땅속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러한 특수한 개미를 잎꾼개미 또는 가위개미(leafcutter ant)라고 부르고 있는데 턱이 발달하여 잎을 자를 때는 꼭 전기가위처럼 날쌔고 힘있게 자르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이 잎꾼개미는 주로 과테말라를 비롯 중남미 열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다.

잎꾼개미는 고도의 버섯재배 기술로 생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사람이 농사를 지어 식량으로 먹는 것처럼 잎꾼개미도 버섯을 길러 식량으로 먹고 있기 때문이다. 작게 잘라낸 나뭇잎을 땅속에 있는 농장으로 끌고 들어가 버섯을 키운다. 개미가 버섯을 먹고 사는 것이다.

사람이나 잎꾼개미가 농사를 지어 식량으로 먹는 것은 비슷하다. 그러나 인류는 식량생산을 위해 자연생태계를 거스르며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도 계속적인 병 피해, 자연 생태계 파괴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반면 개미는 자연적인 생물학적 생태계 원리를 적용하면서 고품질 농업을 실시하며 생태계를 돕고 있다.

이 개미들이 고도의 기술로 버섯을 배양하는 것, 그들의 방대한 공동체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오래 전부터 생물학자들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잎꾼개미는 항생물질을 생산하여 해로운 박테리아, 기생충, 곰팡이균을 공동체내에서 박멸한다. 연구한 결과를 보면 버섯을 경작하고 있는 일개미 몸에서 스트렙토미세스(Streptomyces)라는 박테리아가 검출되었다. 그 박테리아에서 항생제인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이 분비되고 있는 것을 발견 하였다.

현대 의학에서 스트렙토마이세스에서 항생물질들을 생화학적으로 검출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개미가 자연 생성한 항생제에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발견되는 병원균에 대한 항생제 저항성이 없을까 하는 것이다. 개미의 항생제에는 병원균에 대한 항생제 저항성이 없다면 이를 사람이나 동물 병 치료에 응용하게 될 때 항생제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될 것이다.

또한 잎꾼개미들의 과학적인 폐물처리장 등 자신들의 공중보건 관리는 현대 인간사회의 그것보다 월등하다. 지금 유럽에서는 녹색도시를 만들어 오염이 없고 깨끗한 푸른 도시를 만드는데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 중 네덜란드의 도시가 모델이 되고 있는데 폐물처리장 관리가 세계에서 제일 효과적으로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의 99%가 소각장으로 보내지고, 이것을 태운 불로 증기 발전소를 만들어 그곳에서 나오는 전기에너지로 전차, 지하철은 물론 가정과 사무실에도 공급하고 있다. 스팀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도 각 가정에 공급한다.

그런데 잎꾼개미 공동체는 이미 수천년 전부터 폐물 처리장을 멀리 더 깊은 곳에 만들어 버섯 생산장과 차단하고 있다. 해로운 곰팡이, 죽은 개미, 썩은 물질 등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는 모든 것은 처리장에 옮기고 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처리장에 있는 모든 오물은 유기체이기 때문에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어 땅에 거름이 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여러 국가들이 녹색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잎꾼개미 공동체로부터 건강복지를 배워야 될 것이다.

김현영 산칼로스 국립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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