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하우스 보이 '59년만의 감사인사'
미군이 거액 대학등록금 대줘
백방으로 수소문끝 SF서 만나
주인공은 한국전쟁 당시 수원 농과대학을 다니던 한정수(79.당시 19세)씨. 그는 수원 미군비행장에서 잡일을 도맡아 하는 '하우스 보이' 였다. 그러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을 그만둔 한 씨는 다음 학기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사실상 포기할 상황이었다.
당시 미군 비행대대 장교로 근무하고 있던 제럴드 윙거 중위(85)는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쌀 30가마에 달하는 15만원을 한씨 몰래 학교 등록금으로 대신 납부해줬다.
덕분에 무사히 졸업한 한씨는 농림부 사무관을 거쳐 농협대학교수 등으로 재직하며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항상 윙거 중위에 대한 감사가 남아있었다.
두 사람이 세월을 거슬러 다시 만난 것은 지난 9월 26일.
그간 한씨는 윙거 중위를 찾기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고 클린턴 전 대통령에 편지까지 보냈으나 실패였다.
그러나 윙거가 전근을 가고 연락이 두절된지 59년만인 2010년 한 언론 보도를 통해 한 씨의 소식을 알게 된 한 한국인 대령의 도움으로 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된 것.
윙거는 "당시의 15만원이 나에게는 작은 돈이었지만 한씨에게는 아마 하늘에서 내려준 것만 같았을 것"이라며 그 때를 회상했다.
한씨는 미국 방문기간 동안 윙거와 함께 요세미티와 골든게이트 브리지 등을 다녔고 노스 새크라멘토 로터리 클럽에서 그간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뒤 지난 9월 30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 씨는 "내가 해야 할 감사 인사를 전했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중앙방송 손일영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