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 칼럼] 뭐니뭐니 해도 성적관리다
전영완/진학 컨설턴트
이와 관련, 오늘은 학교성적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성적에 관한한 초·중학교때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초중생 자녀의 성적표에 B, C학점이 한 두개쯤 보여도 대부분 부모들은 “성적에 너무 연연해 하지마라”,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게 더 중요하다”며 관대하다. 자녀가 “I can do it myself”라며 다음에 잘하겠다고 하면 그걸로 그만이다.
그러나 자녀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는 부모들의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9학년 성적부터 대학 진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과목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11학년때부터는 아예 좌불안석이다.
미국에서의 GPA는 ‘워밍업’이 아닌 ‘실전’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더구나 요즘에는 대학입학 경쟁률이 워낙이 치열해져 SAT 만점을 받아도 떨어지는 판국이어서, 가장 기본이 된다는 GPA를 망쳤다는 것은 부모에게 큰 상심이 아닐 수 없다.
고등학생들의 성적 추세는 대개 이렇다. 9~10학년때는 초·중학교때의 성적 패턴을 그런대로 유지한다. 그러다 11학년이 되면 대학수준의 과목인 AP나 IB과목들이 늘어나고, 첫 성적표부터 B나 C가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는 어떻게 된 일이냐며 따져 묻는다. 학생은 다음 성적은 꼭 올리리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다음번 성적표도 별 차이가 없다. 학생과 부모는 적지않이 당황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11학년인지라 부모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간섭하기도 힘들다. 결국 11학년의 힘겨운 전투는 만족스러운 전과를 거두지 못한채 끝이 난다. 12학년이 되면 학생들은 성적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한다. 다행히 예전 성적으로 다시 돌아가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도 있다. 결론적으로, 11학년은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는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성적과 관련된 사례를 들어보자. 거의 올 A를 받던 A양은 11학년때 AP화학과 AP영어·AP US역사·AP스패니시를 한꺼번에 수강했다. 솔직히 이들 과목의 학습량은 엄청나다. 한학기가 끝나고 AP US역사 성적이 C가 나왔고 B양의 실망은 대단히 컸다. 이후 AP US역사 공부에 집중하느라 다른 과목들까지도 B학점이 속출했다. 많은 AP과목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과목 선택에 신중하지 못했던 케이스다.
B군은 대개 A, B학점을 받는 우수한 학생인데, AP과목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비교적 쉬운 아너 과목과 레귤러 과목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성적은 거의 A가 나왔지만 Rigorous Course를 회피했다는 느낌을 주게 됐다.
이들 사례는 학생의 대입 전략이 부재했음을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고교생 자녀들로 하여금 무조건 도전하거나 무리하지 말라고만 할 게 아니라, 평소 그들의 공부 습관을 잘 살펴본 뒤 적합한 학습 플랜과 수강 전략을 세우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학입시는 ‘전쟁’이다. 전략을 갖고 임해야 하는 ‘자기와의 전쟁’. 전쟁에서 전략이 없으면 많은 희생을 치르고도 이길 수 없다. 지금이라도 월별 학습 계획서가 책상 앞에 한장쯤 붙어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문의: 571-217-9595, [email protected]
전영완 진학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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