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태를 보는 유대인 사회 "이스라엘 이었다면…북한 반드시 대가 치렀다"
이스라엘 LA 총영사관 길 아르찌엘리 부총영사 인터뷰
이란도 핵무장 위협…남의 일 같지 않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공격하면 보복 원칙
-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물론이다. 한국에 대한 북한의 공격은 독재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자신들의 국민을 억압하고 인권을 말살하면서 먹을 음식조차 없다면 결국 이웃을 공격하는 길 밖에 없지 않겠나. 그런 공격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
- 북한의 공격이 이스라엘 외교가나 미국 내 유대인 사회에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이란의 핵무장 위협 때문이다. 이란과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이란 역시 북한처럼 자신의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다. 서방의 가치들을 무시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다. 이란이 핵무장을 하면 북한과 같은 위험행동을 할 수 있다. 이란은 또 남미와 아프리카에 급진적인 회교주의를 전파하려 한다. 이란의 핵무장은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닌 서방과 중동 이웃국가 전체의 문제라는 국제사회의 메시지가 보내져야 한다."
- 한국은 북한의 공격에 미온적인 대처로 논란이 있었다. 이스라엘 같으면 어떻게 대응하겠나.
"이스라엘과 한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전제하에서 얘기하겠다. 이스라엘은 관용을 보이지 않는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ence)'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전략적인 이유로 즉각 대응을 하지 않을 수는 있다. 반응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건 공격에 답을 하지 않는 것(unanswered)은 없다."
- 이스라엘의 대응 전략은 효과적이었나.
"이웃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군사적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이스라엘을 공력했을 때 치러야하는 대가를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격당했을 때 우리는 대응한다. 1948년 7개 국가가 연합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1967년에는 3개국으로 1973년에는 2개국으로 줄었다. 우리는 어떤 국가나 조직의 공격에도 반드시 대응해왔다."
-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 핵무장을 했다. 이란이 핵무장을 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나. 비행기로 폭격하거나 핵과학자들을 납치하는 방법이 동원되나.
"이스라엘은 방어 공격의 능력이 있다. 어떤 적도 물리칠 준비가 돼있다는 뜻이다.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핵시설을 폭격했다. 처음에는 많은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결정이 옳았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란은 핵개발을 포기하던지 경제 제재를 받으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경제 제재를 받는 쪽을 택했다. 결국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 이스라엘은 전쟁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전쟁이 나면 이스라엘은 전 국민이 군인이 된다는 게 맞겠다. 이스라엘은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 군복무를 한다. 40세까지 매년 3~4주 동안 군사교육을 받는다."
- 현재 많은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밖에서 살고 있다. 전쟁이 나면 해외 유대인들이 조국을 위해 싸우러 온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이스라엘 떠나려는 국민보다는 들어오려는 국민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3000년 된 국가다. 더 이상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다."
연평도사태 화제 떠오른 '하누카 파티'
"핵 있으면 미국도 꼼짝 못한다는 것을 이란도 배워"
이달 5일 오후4시 베벌리힐스의 한 저택에서 열린 유대교 축제일 하누카(Hanukkah) 파티.
유대력에 따라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열리는 하누카는 9개의 촛대에 하루에 한 개씩 불을 켜는 행사를 갖는다.
미국유대인위원회(AJC)가 주최한 이날 파티에 참가한 유대인들은 "우리 하나 하나는 조그만 촛불에 불과하다. 하지만 함께 하면 큰 화염이 된다"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하누키야라고 불리는 촛대에 불을 켰다.
하워드 버먼 하원 외교위원장의 정책보좌관 등 LA지역의 유대인 20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주요 화제중 하나로 떠올랐다.
마침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벨르만 외무장관이 1주일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은 미친 체제를 쓰러 뜨려야 할 필요성을 절감케 한다"고 원색적인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의 영자지 예루살렘 포스트도 '한국은 이스라엘이 따라해서는 안되는 모델' '북한의 공격을 이스라엘은 관심을 가지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기사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유대인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이스라엘의 이웃국가 이란의 핵무장 위협 때문이다.
북한-시리아-이란은 부시 대통령이 지칭한 '악의 축' 국가들로 북한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핵기술과 미사일을 이란에 팔 수 있다는 게 유대인들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한 유대인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핵과 미사일 기술 외에는 수출할 것이 아무 것도 없는 나라다. 이번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자신들의 상품을 전세계에 홍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핵이 있으면 미국도 꼼짝 못하고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연평도 포격을 통해 이란이 북한에게 배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A에서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하는 한 유대인도 "이란이 핵무장할 경우 연평도 같은 사태가 이스라엘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 내 유대인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AJC 아태연구소의 짐 뷰시스는 "북한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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