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강석희·최석호·조재길
임상환/사회부 차장
30~40년 전 한국에 여배우 트로이카가 있었다면 현재 오렌지카운티와 인근 지역 한인 정치계엔 '한인 1세 시의원' 트로이카가 존재한다. 어바인의 강석희 시장과 최석호 시의원 세리토스의 조재길 시의원이다.
강 최 의원은 2004년 미주한인 이민사상 초유의 단일 도시 한인 시의원 동반당선 기록을 세우며 어바인 시의회에 입성해 오렌지카운티 한인 정치력 신장의 쌍두마차가 됐다. 3년 뒤인 2007년 조재길씨는 2전3기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세리토스 최초의 한인 시의원에 당선됐다. 한인 1세 정치인 트로이카가 완성된 것이다.
트로이카는 그 동안 먼 길을 달려 왔다. 강 의원은 유색 인종으로선 최초로 어바인의 수장이 됐고 지난 해 시장에 재선됐다. 최 의원 또한 2008년 여유있게 재선 의원이 됐다. 선출직이 아닌 순번제이긴 하지만 한인으로선 세리토스 최초로 시장을 지낸 조 의원도 지난 달 재선에 성공했다. '한인 1세 시의원 트로이카'가 '재선 의원 트로이카'로 거듭 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4년 이후 1~2년 간격으로 끊임 없이 선거를 치러 온 이들의 존재는 OC 및 인근 지역 한인 정치력 신장에 기폭제 구실을 했다.
이들 트로이카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 시기를 맞은 것이다.
최 의원은 일찌감치 내년 11월 열릴 어바인 시장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 강 시장 퇴임 후 최 의원이 시장에 취임하게 된다면 어바인에선 전국 최초로 한인 2명이 잇따라 시장을 지내는 대기록이 수립된다.
목표를 정한 최 의원과 달리 강 시장과 조 의원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더 큰 무대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기가 왔는데 앞으로 펼쳐질 상황이 오리무중인 탓이다.
강 시장이 도전할 수 있는 무대로는 카운티 수퍼바이저 선거와 가주 하원 연방하원 선거가 있다. 문제는 이들 선거구가 모두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란 점이다. 민주당 소속인 강 시장에겐 어느 하나 만만한 목표가 없다. 하지만 강 시장 주위 인사들은 "그 동안 보여준 경험으로 보아 강 시장이 출마할 경우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달 재선에 성공한 조 의원도 당선의 기쁨이 채 가시기 전부터 장고에 돌입했다. 조 의원은 가주 하원 56지구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이다. 56지구는 토니 멘도사 현 의원이 내년에 임기제한으로 출마를 할 수 없어 무주공산이 된다. 게다가 56지구는 아시아계 주민 비율이 20%에 육박할 정도여서 한인 후보가 출마하기 좋은 선거구로 가장 먼저 꼽혀 온 곳이다. 이같은 배경은 조 의원이 '중대 결심'을 놓고 고민할 만한 충분한 여건을 제공한다.
한인 재선의원 트로이카는 머지 않아 다음 여정을 확정하게 될 것이다.
결심의 시기는 '선거구 재조정'의 윤곽이 드러나는 8월을 전후한 시점이 유력하다.
트로이카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 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트로이카가 내년 선거 이후에도 건재할 수 있다면 한인 정치력 또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인도 대중의 지지와 성원을 먹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