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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의 2분간" 켄터키 더비 카운트다운

챔피온엔 200만불…도박사, 경마팬 열광의 도가니로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 켄터키주 루이빌엔 요란한 장식의 대형 모자를 쓴 여성들이 몰려든다. 윌리엄과 케이트의 로열 웨딩 하객들을 방불케하는 패셔니스타들이 ‘처칠 다운스’라는 이름의 스타디움에서 웅성거린다. 바로 ‘스포츠 중 최고로 흥분되는 2분간’으로 불리우는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를 목격하기 위해서다. 미 사상 최고(最古)의 스포츠 이벤트인 켄터키 더비는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뒤흔든다. 도박꾼들뿐만 아니라 평범한 이들도 ‘오프트랙베팅’(OTB)에서 마권을 사고 행운을 기다린다. NBC-TV는 5월 7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켄터키 더비를 중계한다.

◇미 최고의 스포츠=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긴 스포츠 이벤트는? 야구, 풋볼, 프로농구? 아니다. 바로 켄터키 더비. 이 경마대회는 1875년 시작됐으며, 2년 후 견공쇼인 ‘웨스트민스터케널클럽 도그쇼’가 나왔다.

왜 경마대회가 켄터키에서 시작됐을까? 블루그래스 평원은 경마를 길러내는 데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1892년 미 유명한 탐험 커플 루이스 & 클락의 손자 메리웨더 루이스 클락 주니어 대령이 영국의 엡솜 더비를 구경했다. 이후 프랑스로 가 프렌치자키클럽이 주최하는 경마대회 ‘그랑프리 드 파리’를 보고 돌아온다. 귀국 후 친척 존과 헨리 처칠의 땅이 있는 루이빌 외곽에 경마시설을 건축하기위한 기금을 조성한다. 1937년 경마장은 이들의 이름을 따서 ‘처칠 다운스’로 명명된다.

◇장미를 위해 달린다(The Run for the Roses)=켄터키 더비를 지칭하는 말. 1980년 경마대회를 기해 팝가수 댄 포겔버그가 만든 노래다. 우승 마에 554송이의 장미 다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말과 장미의 인연이 생긴 것은 1883년, 사교계의 명사 E. 베리 월이라는 신사가 더비 끝난 후 파티에서 숙녀들에게 장미를 선사하면서 시작된 전통이다. 켄터키 로고에도 장미가 있다.

켄터키 더비는 프리크니스 스테이크(Preakness Stakes, 볼티모어, 5월 세째 토요일), 벨몬트 스테이크(Belmont Stakes, 롱아일랜드 엘몬트, 프리크니스로부터 세번째 주 토요일)와 함께 미 3대 경마대회로 이 세 경기에서 우승하면 3관왕(트리플 크라운)이 된다.

참가 자격은 3세 미만의 써로브레드(Thoroughbred). 써로브레드는 영국의 재래 암말과 아라비아의 수말을 교배한 품종으로 속력이 빨라 경마용으로 쓰인다. 20마리의 경쟁마들은 1과 1/4마일(2km)를 경주한다. 우승마엔 장미 다발과 2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우승마 위엔 기수가, 뒤엔 트레이너와 소유주의 뒷받침과 행운이 있다.

◇3관왕의 신화=켄터키 더비-프리크니스 스테이크- 벨몬트 스테이크까지 3대 경마대회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최초의 스타 말은 1919년 서 바튼(Sir Barton)이었다. 이후로 갤런트 폭스(30), 오마하(35), 워 애드미럴(37), 훨어웨이(41), 카운티 플릿(43), 어썰트(46), 사이테이션(48), 세크리태리앗(73), 시애틀 슬루(77), 그리고 1978년 어펌드까지 11마리에 불과하다.

이중 기수 짐 피츠시몬은 3관왕 갤런트 폭스와 오마하를 유일한 트레이너였다. 기수로는 에디 아르카로가 훨어웨이와 사이테이션을 타고 3관왕으로 이끈 유일한 인물로 기록된다.

◇더비 이모저모=1875년부터 1902년 사이 28회 중 15회 우승마의 기수는 흑인이었다. 1892년 알론조 ‘로니’ 클레이튼(15)은 대회사상 최연소 기수로 기록된다. 여성(래스카 듀넬)이 소유한 경주마로는 1904년 엘리우드가 최초였으며, 암말이 우승한 것은 1915년 리그렛, 136회 역사상 단 세 번에 불과했다.

TV 중계는 1952년부터, 54년엔 상금이 10만 달러, 2004년부터 기수가 광고가 부착된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된다.

2007년 엘리자베스 여왕 2세 방문해 경마 구경했다. 2010년 기수 캘빈 보렐은 켄터키 더비 4회 연속 출전해 3회 우승을 기록했다. 경주마 최단 시록은 1973년 ‘새크리아트리아트’로 1분 59초다.

◇더비 패션과 먹거리=켄터키의 명주인 버본, 민트, 시럽을 섞은 아이스 드링크 ‘민트 줄렙(mint julep)’이 켄터키 더비의 전통 음료다. 구경꾼들은 전년도 우승마가 새겨진 기념 유리컵에 마신다.

이와 함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야채를 넣고 푹 끓인 스튜 버구(burgoo)도 더비에서 먹는 켄터키의 대표 음식이다. 좌석은 일반석은 ‘루이빌 클락’으로, VIP석인 ‘백만장자 줄(Millionaire‘s Row)’으로 불리운다. 백만장자 줄 박스엔 대형 모자를 쓴 멋쟁이 여성들이 즐비하다.

경마대회 전 말들이 그랜드 스탠드에 들어올 때 루이빌대학교의 마칭밴드가 “내 고향 켄터키(My Old Kentucky Home)”를 연주한다. www.kentuckyderby.com.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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