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운지] 제로니모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작전명인 '제로니모' 에 대해 인디언 커뮤니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제로니모(Geronimo)'는 서부 개척사에서 가장 호전적인 인디언 부족이었던 아파치의 전사다. 그는 19세기 후반 멕시코와 미국과의 전쟁에서 게릴라 전술과 용맹함으로 이름을 떨쳤다. 본명은 'Goyathlay'였는데 '하품하는 사람(one who yawns)'라는 뜻을 갖고 있다.
신출귀몰하는 제로니모는 미국과 멕시코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제로니모는 '거칠 것 없는 자유의 땅에서 태어난 나를 누구도 구속할 수 없다'며 체포와 탈출을 반복했었다.
이번 작전명 '제로니모'에 대해 인디언 커뮤니티는 "위대한 인디언 영웅을 세계인이 증오하는 공적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작전명으로 사용한 것은 잘못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원래 작전명은 군사행동의 성격을 암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작전의도를 적에게 노출시킬 위험성 때문에 뜻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작전명 선정에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진부한 단어 상품명 등은 쓸 수가 없고 인종차별의 오해소지가 있는 용어도 제외된다.
제로니모는 인디언 부족에게는 전사이면서 영적인 지도자였지만 서부개척시대 미국에게는 잔인한 살인자였다. 그러나 그의 용맹과 지략은 미국도 인정해 제로니모가 이끌었던 부족인 '아파치'를 전투용 헬기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기 미국사에서 잔혹한 전사로 기록됐다가 이제는 전설적인 인디언 영웅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이름을 작전명에 사용하는데 조금은 신중했어야 했다. 1명의 테러리스트를 사살하기 위해 첨단장비와 정보력 정예 전투력이 총동원된 것도 제로니모의 전투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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