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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른말 '건넌방'과 '건넛방'

얼마 전에 어떤 분께서 ‘건넌방’, ‘건넛방’, ‘건너방’ 중에 어떤 것이 맞느냐고 물어 오셨다.

그러나 이 중 ‘건너방’이라는 낱말은 우리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보면 ‘건넌방’과 ‘건넛방’이 있다. 이 두 낱말은 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발음도 다르다.

‘건넛방’은 ‘건너빵’으로 발음하고 ‘건넌방’은 표기 그대로 발음한다. 또한 뜻은 서로 다른 말이지만, 둘 다 표준어이다.

이 두 낱말의 구별을 살펴보면, 먼저 ‘건넌방’은 옛날 우리 나라(주로 중부 지역) 집에서 ‘대청 건너 안방 맞은 편에 있는 방’을 말한다. 전통 가옥에서는 ‘건넌방’이 안방과 방문을 마주 보고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의미상으로 ‘건넌방’의 기준은 언제나 ‘안방’이다. ‘거넌방’이라고도 했다. ‘건넌방 청소를 하기 전에 방문부터 열어 놓아라.’, ‘어머니와 다투시고 건넌방에서 잠이 드신 아버지.’, ‘건넌방에 도배를 해야겠어요.’ 등에서 말하는 ‘건
넌방’은 안방 맞은편에 있는 방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건넛방’은 ‘건너편에 있는 방’을 말한다. 아무 장소이든 ‘건넛방’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그 앞에는 ‘부엌 건넛방’, ‘사랑방 건넛방’, ‘곳간 건넛방’과 같이 대체로 기준이 되는 장소를 나타내는 낱말이 놓인다. 그리고 ‘건넛방’만이 아니라 ‘건넛마을’, ‘건넛집’, ‘건넛산’과 같은 낱말도 쓰인다.(일반 명사로는 ‘건넌마을’, ‘건넌집’, ‘건넌산’ 따위는 없다.)

‘부엌 건넛방은 집안 일을 거들어 주는 아주머니께서 사용하고 계십니다.’, ‘손님이 오실테니 사랑방 건넛방을 치워놓거라.’, ‘건넛마을에 사시는 큰아버님께서 오셨습니다.’, ‘건넛집에 가서 망치 좀 빌려 오겠니?’에 쓰이는 것이 그 예이다.

요즈음처럼 양식으로 꾸민 집에서는 어느 방을 건넌방이라 해야 할 지 쉬이 판단이 서지 않는다.(방이 한 칸뿐일 때에는 아예 설명이 필요 없다.) 집 구조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이다.
다만 ‘건넌방’과 ‘건넛방’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뜻이 다른 낱말이며 둘 다 표준어라는 것이다. ‘건너방’이라는 말은 바른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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