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사태 '더블딥 논쟁' 다시 불 지폈다
지난 4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폭락하면서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되는 현상) 논쟁이 다시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비관론자들은 그동안 미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기 부양을 이끌어왔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경기부양책에도 한계가 온 만큼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이번 사태가 심리적인 측면이 강할 뿐 펀더멘털 자체는 문제가 없으며 예상되는 큰 악재도 없다고 설명하면서 경제가 조정을 겪는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 다시 침체된다
1년내 리세션 돌입 가능성 50%
Fed 나서도 시장회복 어려울 것
◆더블딥 온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는 2007년 경제 위기를 정확하게 예견해 '닥터 둠'이라고도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그는 5일 경제가 앞으로 12개월 내 리세션(경기 후퇴)에 접어들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이 정체에 들어섰다"며 "지금 미국 정부의 정책 실탄이 고갈됐다. 내년에는 미국 경제가 확실한 리세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전문가인 마크 파버 글룸붐앤드둠 발행인은 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거대한 기술적 충격을 경험했다"며 "그 충격이 너무 커서 설령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내놓는다 해도 S&P 500지수 기준으로 지난 5월의 전고점 1370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연말까지 S&P 500 지수는 1150선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점쳤다.
대표적 성장주의자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현 상태를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에 빗대 '대경색(Great Distress)'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위기가 향후 5년 또는 1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시적 조정일 뿐
디폴트 위기 넘겨 지표 개선 될 것
기업실적전망·고용시장도 좋아져
◆일시적 조정일 뿐이다
더블딥 가능성이 아직은 크지 않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최근의 불안 심리는 주식.채권시장 투자자들이 미국의 실물경제 지표를 확대 해석하면서 불거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국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라는 장애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을부턴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검은 목요일'의 주원인 중 하나였던 유로권 재정위기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유로권 경제규모 3.4위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유로권 재정위기가 확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위험이 이들 국가들에게까지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GDP(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작년 유로존 평균(6%)보다 낮은 4.6%였다. 스페인의 GDP 대비 정부부채는 68%로 영국(80%)보다도 낮다.
블룸버그가 5일 UBS 씨티그룹 바클레이즈캐피털 주요 13개 투자은행 수석전략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S&P 500 지수가 현 수준에서 평균 17%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S&P500지수가 1200선 바로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연말에는 14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투자전략가는 "작년에 경제가 반등한다고 했을 때도 성장세는 2분기 동안만 확장세였다. 하지만 지금은 확장세가 더 길어지고 있다"며 "더구나 투자자들은 믿지 않겠지만 기업이익 전망치도 더 좋아지고 있다"고 낙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HSBC의 게리 에반스 수석전략가는 "국가부채 한도증액이 이뤄졌고 기업의 75%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있으며 고용시장도 나쁘지 않다"며 "미국경제가 리세션으로 갈 것으로는 보지 않으며 오히려 하반기에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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