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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인터넷 포르노 홍수

가족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 자기 방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던 이모군(16·V고교 10학년)은 인터넷 검색 프로그램을 실행시키고 검색어 항목에 ‘백XX’라는 키워드를 쳐넣었다.

잠시 후 화면에는 최근 본국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모 여가수의 포르노 동영상 파일들이 주루룩 떠올랐다. 이군은 이들 파일 중 전송속도가 빠른 것을 골라 자신의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았다.
이어 이군은 ‘야동’(야한 동영상의 준말)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했다.

‘일본 여고생 강간, XX여관 커플, 미아리 창녀와 긴밤…’
불과 10여초 만에 듣기에도 민망한 제목의 음란 동영상 컴퓨터 파일 300여개가 화면에 쏟아져 나왔다.

이군은 클릭 한 두번으로 마음에 드는 제목의 음란 동영상을 골라 자신의 컴퓨터로 저장했다. 많아야 100 MB내외인 이 동영상들이 이군의 컴퓨터로 복사되는 시간은 길어야 10분. 고속 케이블 모뎀 전용선을 사용하는 이군은 불과 한시간도 안돼 거의 1GB분량의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았다.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 음란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오양 비디오’에 이어 최근 이른바 ‘백양 비디오’로 알려진 본국 연예인들의 성행위 동영상이 미주 한인사회에도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 인터넷 음란의 문제는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인터넷이 미래세대 청소년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것과 동시에 인터넷의 어두운 그림자인 음란물들은 독버섯 처럼 청소년들을 좀먹고 있다.

본국의 한국여성민우회가 올해 초 수도권 지역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54%가 음란사진·만화를 접촉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음란 동영상 34%, 음란소설 23%, 음란채팅 15% 등 청소년의 인터넷 음란물 접촉이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미주 한인 청소년들의 경우 구체적인 통계가 잡혀있지는 않지만 본국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영어가 가능한 미주 청소년들은 본국 사이트 보다 종류가 많고 정도가 심한 미국 포르노 사이트에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인터넷 음란은 일부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에 접속돼 네티즌으로 생활하는 한 누구나 언제든지 음란물에 노출될 수 있다.

글렌데일에 사는 성모씨(43)는 최근 8학년인 아들의 컴퓨터를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들에게 온 전자우편중 음란한 사진과 함께 성인사이트를 광고하는 메일이 여러 개 발견됐기 때문이다. 성씨는 “그런 메일이 오면 보지 않고 그냥 지워버린다”는 아들의 말에 약간 안심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서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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