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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Hugo) 3D 첫 도전 스콜세지 감독의 또 다른 '마법'이 펼쳐진다

한 시대 풍미했던 영화인에 대한 오마주

감독:마틴 스콜세지
출연:아사 버터필드, 클로이 모레츠
장르:드라마, 모험, 판타지
등급: PG

영화는 마법이다. 영화 속에서는 완벽히 새로운 시공간이 창조되고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하는 다양한 일들도 무리없이 펼쳐진다. 처음 영화에 '마법'을 불어 넣었던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 바로 프랑스 출신의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다. 다양한 장비와 편집술로 이른바 '트릭 영화'를 만들며 1910년대의 영화계를 지배했던 인물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휴고'는 그에 관한 이야기다. 원작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어린이 소설 '위고 카브레'. 물론 겉으로는 1930년대 파리 기차역 시계탑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고아 소년 휴고의 이야기를 그린 모험담의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 속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인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자 만들어진 헌정의 성격이 진하게 담겨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기신 로봇을 고치기 위해 역사 장난감 가게에서 부속품을 훔치던 휴고는 가게 주인인 조르주에게 붙잡혀 아버지가 남긴 수첩을 빼앗기고 만다. 수첩 속 스케치들을 보고 숨겨진 비밀이라도 발견한 듯 깜짝 놀란 조르주는 '불태워버리겠다'며 수첩을 가져가버리고 휴고는 이를 돌려받기 위해 애쓴다. 조르주의 손녀 이사벨도 휴고와 친구가 돼 수첩과 로봇인형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함께 모험에 뛰어들고 그 과정에서 '영화'란 매체를 처음으로 접한다. 그리고 조르주가 한 때 유명했던 영화감독이었으며 로봇 인형 역시 그의 발명품이었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영화 속 조르주가 바로 그 유명했던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이었던 셈.

영화 '휴고'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또 다른 마법이다. 그가 창조해낸 파리 역사와 시계탑 속의 공간은 마치 동화 속 세상을 들여다보듯 신비롭다. 그 공간들이 주인공이 돼 다양한 앵글과 심도로 화면에 담기는 각 장면들은 '휴고'가 완성해 낸 마법에 다름없다. 3D에 처음으로 도전한 스콜세지 감독은 마음껏 새로운 영화기술이 허락하는 시각적 유희를 즐긴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 볼만한 가족 영화로는 선뜻 추천할 수 없다. 볼거리는 충분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오락영화라기 보다는 지극히 고상하고 섬세한 예술 영화에 가깝다. 끝까지 영화를 보고나면 '휴고'는 멜리에스에 대한 오마주이자 영화를 향한 감독 자신의 끝없는 도전의 의지이자 경이의 표시임을 알게 된다. 훌륭하지만 그래서 좀 어렵다. 감독의 속내 따위에 관심없는 그저 재미를 찾아 극장에 온 관객들이라면 거의 '속았다'는 생각까지 들만큼 독특한 색의 영화다.

이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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