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새 영화] '고지전'

뺏고 뺏기는 한국전 최전방 고지의 비극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한국전쟁은 지속됐다. 37개월 동안 400만 명의 사상자를 낳은 이 전쟁은 휴전협정으로 종결돼 현재까지 우리의 상황을 지배하고 있지만 역사교과서에조차 몇 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설명으로 기록돼 있다.

영화 '고지전'은 한국전쟁에 대해 거의 무지한 관객들을 60여년 전 전장의 한복판으로 데려가 이 전쟁이 어떻게 지속되고 어떻게 끝났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특히 3년간의 전쟁 중 2년 가까이 지속된 휴전협상 기간 전방에서 끊임없이 벌어진 고지전투를 조명했다.

고지 중에서도 남북간의 전략적 요충지인 동부전선의 애록고지. 1953년 2월 지리하게 늘어지는 전쟁에 환멸을 느끼던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는 애록고지 중대장의 죽음과 관련된 미심쩍은 부분을 밝히고 병사들이 적과 내통하는지 여부를 조사하라는 상부의 지시로 동부전선에 투입된다.

그곳에서 은표는 전쟁 초반에 죽은 줄 알았던 옛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고 유약하기만 했던 수혁이 중위로 진급해 악어중대를 장악한 모습에 놀란다. 게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인민복을 입는 오기영(류승수) 중사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양효삼(고창석) 상사 10대의 어린 나이에 대위 직급을 단 신일영(이제훈) 등 수상쩍은 병사들의 행동에 혼란스러워한다.

하지만 애록고지를 놓고 북한군과 뺏고 뺏기는 전투를 반복하며 은표는 악어중대의 과거와 전쟁의 실체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된다.

강은표의 시선을 따라가며 접하게 되는 전장의 모습은 처음에는 매우 이질적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개연성을 더해가며 보는 이를 빨아들인다.

사람의 삶과 죽음이 찰나의 순간에 엇갈리고 한 번의 전투에서 운좋게 살아남았다 해도 반복되는 전투 속에 참혹한 죽음이 어제와 오늘 바로 목전까지 따라다니는 전장의 모습은 어느 전쟁영화 이상으로 전쟁의 참상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영화는 특히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된 2년 동안 300만 명이 전투에 투입돼 죽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협상 당사자들이 땅따먹기 놀이처럼 벌이는 선긋기 다툼에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르는 병사들이 끊임없이 죽어나간다.

안정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나간 신하균과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고수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다. 유쾌한 캐릭터를 맡은 류승수와 고창석 신인임에도 비중있는 역을 소화한 이제훈 인민군 중대장 역의 류승룡까지 배우들의 호연이 빛난다.

영화는 지난해 한국에서 대종상 영평상 등을 휩쓸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해 다음달 열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으로도 출품됐다. 오늘(13일)부터 CGV에서 상영된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