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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인류 문명사 바꾼 유대인

김대원/플로리다 거주

위클리타임스는 1999년 12월 마지막 주 커버스토리에 20세기 인류 역사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 인물로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선정했었다. 유대인들은 세계의 문명사를 바꾼 다섯 명의 인물(칼 마르크스, 프로이드, 예수, 아인슈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중 네 명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이 대단하다.

유대인들은 어떻게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것은 그들의 종교적인 상상력으로부터 나온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최초의 유대 역사가인 요세프스(AD37~100)는 유대인은 인류 역사상 3300년 전에 최초로 윤리적인 일신교(Monotheism)를 창안한 민족이며, 인류의 보편적인 법률을 만든 민족이라고 정의했다.

미국 국회의사당에 들어가면 입구에 모세가 십계명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독립을 선언한 필라델피아의 독립선언회관에 가보면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이스라엘 민족을 미디안 광야로 인도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모세는 유대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영웅이며 선지자, 그리고 지금의 이스라엘을 있게 해준 건국의 아버지인 것이다.

자유·평등·행복의 추구라는 미국의 건국 이념은 모세의 출애굽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유대인들의 뛰어난 상상력의 원천은 사실 모세로부터 시작된 것이며 그들의 상상력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보다도 토라의 연구라고 말할 수 있다.

토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가지고 1000년 동안 수많은 서기관과 랍비들이 논쟁을 벌인 것을 기록한 것이 탈무드이다. 탈무드는 기원전 500년에서 기원 후 500년까지 1000년에 걸쳐 토론한 것을 편집한 것으로, 과거 인류가 경험했던 모든 분야에 걸친 다양한 장르를 총망라한 백과사전이다. 유대인들은 아이가 태어나서 3살이 되면 탈무드를 가르친다.

뉴욕에 살 때 어느 날 우연히 거리를 지나가다 토라센터라고 하는 곳을 들어가 보았다. 정방형의 방 사방에 색이 바랜 엄청난 분량의 책들이 꽂혀 있었다. 대학 도서관에 칸막이가 되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이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어느 랍비에게 당신들은 여기서 무엇을 배우느냐고 물으니까 그는 거침없이 생각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토라를 공부할 때 꼭 2~3명이 같이 공부를 한다. 각자 자기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는데 정답은 없다.

이스라엘 민족은 기원전 586년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해 성전은 모두 불타 버리고 노예로 끌려간 후 여호와 하나님에게 배신당한 허탈한 심정을 곱씹으며 자신들의 신앙을 내면화하기 시작했다. 구약 성경은 그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뿐 아니라 인류를 구속해 주는 전인적인 신(universal God)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스라엘 민족을 특별히 선택하셔서 인류는 이스라엘을 잘 섬김으로 구원을 받고 하늘 나라에 갈 수 있고 세계 평화를 가져 올 수 있다는 한 단계 격상된 하나님을 재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 더욱 종교적으로 집착하고 배타적인 선민 의식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된다.

구약의 레위기에 나오는 까다로운 말들은 거의 이스라엘 민족이 지켜야 하는 성결과 희생, 그리고 제사를 지내는 규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와 남을 철저히 구분 짓는 유일신 신앙이 결국 고대에는 헬라와 로마제국에 의해서, 그리고 중세의 유럽에서는 기독교도들에 의해서 반 이스라엘 정서(Anti-semitism)를 조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이방 민족과 이스라엘 민족 간에 영원히 건널 수 없는 큰 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을 더욱 강하게 응집시키는 접착제 역할을 했다. 대부분 종교적인 유대인들의 집에 가보면 문지방에 가로 1인치 세로 3인치 정도의 사이즈로 된 ‘Mezuzah’란 걸 발견하게 된다. 그 안에는 ‘Shema Yisrael, Hear O Isreal, The Lord our God, The Lord is one’이라고 쓰인 신명기 6장 4~9절과 11장 13~21절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들이 명실공히 미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좌지우지하고 전 세계를 움직이는 저력은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뛰어난 상상력과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에 어느 민족보다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지혜의 원천은 역시 탈무드라고 집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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