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무차입경영의 인사이드
노찬도/로 & 램버트 그린 뮤추얼
그런데도 무차입경영을 주장하고 실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아무런 빚이 없다면 왠지 회사가 튼튼해보이고 안정스러워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달 일본 상장기업 절반이 지난해 차입금이 전혀 없거나 보유자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닌텐도도 부채가 없는 기업이다. 현재 닌텐도는 1조엔에 가까운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채규모를 줄이는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에도 부정적인 면은 있다. 일본에서는 리서치 개발 분야의 선택과 집중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 있다. 연구개발비의 산업별 비율이 1987년부터 금융위기 전 2006년전까지 거의 변화가 없다. 특히 PC관련 산업의 경우 연구개발비의 비율은 2-3%에만 머무른다.
일본의 라디오 TV 그리고 통신장치를 따라잡은 한국은 2000년 이전과 이후의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확연히 다르다. 2000년 이후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리면서 일본의 통신장치 기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우 기간별로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수시로 바뀐다. 연구개발비는 미래산업과 연구개발에 따른 기업가치 직결의 여부가 관건인데 일본의 경우처럼 부채가 없는 경영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재무구조에 상응하는 획일적 제품개발을 추구하는 것은 회사의 내부적 요인만 강조하는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자제품 일등기업이 된 삼성전자 역시 회사의 공식 의견인지 모르나 2003년 차입경영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 때 밝힌 적이 있다.
2003년 당시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상무)는 앞으로는 신규 차입 없이 회사를 경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국채보다 더 낮은 금리로 5년만기 회사채권을 약 10억 달러(1조 1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에 낮은 금리의 채권발행이 가능했었다고 한 신문사는 전했다.
이러한 대규모 채권발행에도 삼성의 주가는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 채권발행으로 얻어진 자금규모가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보다 좋은 제품과 생산으로 쓰여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은행에서는 언제라도 인출할 수 있는 예금적금 등 현금이 부채를 훨신 초과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차입금을 무조건 적대시하는 것은 기업이 차입금의 사용처를 뚜렷히 모르거나 혹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의지결여로도 볼 수 있다.
회사의 주가는 이러한 안정성으로 움직이돼 미래의 성장성이 없으면 주가 상승도 어렵다. 성장성은 적절한 연구개발비와 인력투자를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주주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문을 닫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튼튼한 회사'도 좋지만 '주가상승의 힘이 있는 회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무차입경영은 방만한 경영의 가장 좋은 디펜스이기는 하지만 자산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적절치 못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의: (310)650-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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