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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조지 워싱턴의 손도끼

이은미·미드웨스트대 교수

미국은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생시킨 국가이고 인류 역사 최초의 대통령은 조지 워싱턴이다.

조지 워싱턴의 어린 시절 일화 한 가지가 유명하다. 어린 조지 워싱턴도 손도끼를 갖고 싶어 했고 마침내 그것을 하나 얻게 되자 이리저리 다니며 손도끼를 가지고 장난을 했다. 그러다 실수로 그만 아버지가 아끼던 벚나무를 베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벚나무가 넘어진 것을 발견한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며 "조지 너 누가 이걸 베었는지 아느냐?"라고 물었으리라. 잔뜩 주눅이 든 조지는 아버지께 자신이 그랬다고 이실직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의 표정이 한없이 온화해지며 아들을 안고 말했다고 한다. "너의 정직성이 내 벚나무 수백 그루보다 더 소중하다."

조지 워싱턴은 정직함이 존중받는다는 것을 배우고 성장했으므로 정직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정직한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사람은 경우에 따라 정직할 수도 있고 정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댄 에리엘리라는 행동경제학자가 펴낸 '부정직함에 대한 정직한 진실(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정직성을 지키거나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많은 사례들이 담겨있다. 가령 우리는 영화 DVD가 매장에 진열되어 있을 때 이것을 성큼 집어가지고 돈도 안내고 매장을 나가는 용감무쌍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도둑질에 해당되고 일단 절도범으로 잡히면 인생이 아주 골치 아프게 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인터넷에 최신 영화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올라와 있고 한 두 번의 클릭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어떨까. 많은 경우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고 키보드를 한 두 번 클릭하여 영화를 무료로 본다. 그리고 내가 '절도'를 했다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골퍼들이 눈속임으로 공을 약 10cm 정도 슬쩍 옮겨놓는 수가 있다. 방법은 손으로 집어 옮기거나 발끝으로 툭 밀어서 옮기거나 아니면 골프 클럽으로 슬쩍 밀어서 옮기는 것이다. 다만 10cm를 옮기는 행위는 동일해도 대개 손으로 집어 옮기는 것은 아주 '못된 짓'으로 치부되지만 골프 클럽 끝으로 슬쩍 미는 '부정 행위'에 대해서는 나도 남도 관대한 입장이라고 한다.

또 1번 홀이나 18번 홀에서 똑같이 10cm를 옮긴다해도 1번 홀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18번 홀에서는 '용서받지 못할 자'가 된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 자신이 행하는 거짓말 부정행위에 대하여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이 항상 정직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어느 날 한 소년이 손도끼 하나를 선물 받았다. 소년은 이것저것 도끼로 자르고 다니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아끼던 벚나무를 베어내고 말았다. 불같이 화가 난 아버지가 "누가 벚나무를 벤 거냐!"하고 으르렁댔다. 소년은 말했다. "제가 그랬어요 아버지." 그러자 아버지는 소년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갈기며 화를 냈다.

소년이 물었다 "조지 워싱턴의 아버지는 정직한 아들을 칭찬해줬는데 아버지는 왜 저를 혼내시나요?" 아버지는 여전히 불같이 화를 내며 쏘아 붙였다. "조지 워싱턴의 아버지도 나처럼 베어진 나무 위에 있었다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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