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스마트폰에 빠졌어요, 어린이 디지털 기기 중독 심각…정신·신체 건강 위협
부모, 대화·대체 놀이 찾아줘야
자기 방 책상에 앉아서도, 거실 소파에 누워서도,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노상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아들의 행동이 못마땅하다가 결국 폭발하고 만 것이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즐기며 아들과 학교 생활, 친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박씨는 아이를 크게 나무랐고, 외식 자리는 결국 엉망이 되고 말았다.
최근 이같은 고민을 털어놓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공감을 얻고 있다.
아이가 흥미와 관심을 보여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전자기기를 쥐어줬는데,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비영리 아동단체인 커먼센스미디어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세 이하 유아·아동의 33% 이상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다룰 줄 알고 5~8세 어린이 25%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어린이들과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들이 더 많아, 보호자들의 세심한 지도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어린이의 경우 어른에 비해 자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아동기부터 과도하게 인터넷에 노출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창 뛰어 놀아야 하는 시기에 엎드리거나 앉아 있기만 하면 성장을 방해하고 시력 등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영국의 교육기준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듣기와 말하기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져 언어발달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10대 청소년 5명중 1명은 난청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MP3, 스마트폰 등의 급속한 보급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있다.
한 아동 전문가는 “아이가 이미 스마트폰을 접했다면 무조건 쓰지 못하도록 막기보다는 어느 정도 이상은 안 된다는 사용조절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면서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는 어떤 프로그램을 즐기는지 살펴보며 부모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도록 다양한 이야기와 놀이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는 또한 “가장 먼저는 부모들이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식사시간이나 취침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고 충고했다.
이은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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