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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북한을 가다'-7, 속속 들어서는 문화편의 시설] 박근혜가 김정일에 선물한 건 '도자기 보석함'

'국가선물관'엔 2만 점 선물 보관.전시
인물 따라 '대통령' '지도자' 구분 표기
민속공원에 거북선·석굴암·다보탑 모형

입구부터 위용에 압도당할 정도였다. 평양 시내에서 버스로 20여분 달려 도착한 룡악산 기슭의 '국가선물관'.

올해 8월 개관한 이 건물은 부지 29만 평방미터 건평 6500 평방미터에 세워진 4층짜리 대리석 건물. 여성 안내원은 "해방 후부터 오늘날까지 북과 남 해외동포 인민들이 우리 지도자들에게 올린 각종 진기한 선물들을 보존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양 박물관들은 다른 나라에서 뺏어오거나 돈을 주고 사들인 것들을 전시하는데 우리처럼 지도자에게 자발적으로 바친 선물을 전 인민들이 향유하도록 전시한 나라는 유일하다"고 했다.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들어설 때는 덧신을 신게 했다. 안쪽 중앙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거대한 입상이 서 있었다. 뒤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조명은 엄청난 아우라를 빚어냈다.

이 건물에는 각종 선물 2만 1000여 점이 보관되어 있으며 이 중 81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과 해외의 통일운동권 단체 및 개인들이 보낸 선물들도 많았다. 남쪽에서 온 선물만 대략 600여점에 달한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역대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이 보낸 선물들이 눈에 띄었다. 김대중과 노무현만 '대통령' 직함을 붙였고 박정희.전두환.노태우 등은 '남조선 집권자ㅇㅇㅇ'로 표기된 것도 특이했다.

지난 2002년 5월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근혜 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선물한 도자기 보석함과 삼성 전자제품도 있었다.

기업인으로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가 전한 선물의 가짓수가 많았으며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전한 가구 세트는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다. 안내원은 "회장님은 정규 생산라인을 3개월이나 중단하고 이 선물을 수작업으로 세심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국가선물관처럼 북한이 '강성대국원년'으로 선포한 올해에 맞춰 문화.레저.편익시설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평양민속공원도 올해 4월 개장한 대표적 문화시설. 대성산 기슭 안학궁터 옆 60만평 부지에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한반도의 문화재 및 유적들을 실물 또는 축조모형으로 재현한 야외 역사박물관이다. 여기에 한국의 민속촌과 같도 있어 전통음식 전통놀이 등을 즐길 수 있게 해놓았다. 고구려.고려.조선의 궁궐 석가탑.다보탑.석굴암.거북선 등도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걸어서 구경하자면 하루 종일 걸릴 듯했다. 학생들에겐 역사교육 장소로서 관광객들에겐 한반도의 역사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시설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일행 중 한 명이 "통일 되면 남북의 이런 좋은 시설들을 서로 함께 이용하고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나"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문화 시설 외에도 대규모 레저.편익 시설도 줄줄이 개관했다.

가장 최근엔 지난 11월 초 대동강 기슭에 세워진 종합문화후생관인 '류경원'이다. 하루 7200명을 수용하다는 이 시설은 사우나.이발미용.안마.체육치료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며 류경원과 함께 인민야외빙상장 롤러스케이트장 등도 개장했다.

요즘 북한에서는 전국적으로 롤러스케이트가 유행이라 전용 시설이 전국에 마련되고 있으며 평양 곳곳의 공터에서 이를 즐기는 청소년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평양 창전거리에 들어선 '해맞이 식당'도 수퍼마켓과 각종 식당 등이 들어선 최신 편익시설 중 하나다.

지난 7월 개장한 '릉라인민유원지'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부인 이설주가 팔짱을 끼고 등장해 유명세를 탔던 곳. 김정은 제1비서가 롤러코스터인 '회전매'에 탑승해 즐거워 하는 장면이 세계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유원지는 주민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오후 6시에 개장한다고 한다. 인기가 폭발적이어서 1주일 정도 앞서 예약을 해야한다고 한다. 입장료가 북한 돈으로 2000원인데 평양의 어느 여종업원의 월급이 2500원이라 했으니 보통 주민들이 쉽게 즐기기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은 유원지와 함께 개관한 '곱등어관'에 들렀다. 곱등어는 돌고래다.

북한에서 돌고래쇼장은 처음이다. 안내원은 "평양과 남포를 잇는 수송관을 만들어 항상 신선한 바닷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돌고래쇼에 앞서 남녀 사회자가 무대에 나와 "김정은 지도자의 세심한 배려로 곱등어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게 3개월 만에 조련이 완성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놀이.편익 시설은 평양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레저.편익 시설 개설에 대해 한 북측 인사는 "인민 생활 향상이라는 최고 지도자의 관심 속에 추진되는 국가적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선군정치와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난을 겪어야 했던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 주민생활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평양=이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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