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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 플레이스] 유어웰컴의 참뜻

박용필/논설고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팝무대에 데뷔한 지 벌써 5개월이 넘었다. 이 만큼 달아올랐으면 수그러들 때도 됐는데 가속이 붙어서인지 세상을 더욱 춤추게 만들고 있다.

'유튜브의 제왕'으로 등극하는 날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세계적인 아이돌스타 저스틴 비버가 2년여에 걸쳐 달성한 대기록(8억 조회)을 이처럼 초고속으로 돌파한다니 글로벌 스타라는 명성이 괜한 수식어는 아닌 것이 틀림없다. 지난 주말엔 팝스타들의 대축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뉴미디어상'을 수상하며 피날레까지 장식하는 영광을 안았다.

K팝의 성공비결은 뭘까. 어쩌면 '젝스키스(젝키)'가 10여년 전 그 해답을 내놓지 않았나 싶다. 그룹 이름은 독일말로 '여섯개의 수정'이란 뜻이라고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조카 은지원이 리더여서 더욱 화제가 됐던 댄스 그룹이다.

젝키는 2000년 그룹을 해체하면서 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노래로 발표했다. 타이틀이 '생스(Thanks)'다. "혹시 너 기억하니 우리 처음 만난 그날의/ 수줍던 미소 주고 받던 어색한 인사/ 쉽지는 않았지 피곤에 지친 하루 하루/ 그런 내게 힘이 된 것도 바로 너였어/ 세상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 그러자 팬클럽 회원들이 답가를 내놔 진한 감동을 뿌렸다. 팬들이 직접 작사 작곡 연주 노래까지 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CD 6장만을 찍어 젝키 멤버들에게 한 장씩 선물했다. 그 노래가 '유어웰컴(You're Welcome)'이다.

"얼마만큼 시간을 같이 보낸걸까/ 이젠 우리라는 말이 내겐 더욱 익숙해/ 더 이상 못본다 해도 나는 괜찮아/ 네가 나와 하나라는 걸 알게 됐으니/ 힘들 땐 언제든 내게로 와."

젝키의 '생스'하며 고맙다는 인사에 팬들이 '유어웰컴' 곧 '천만에'로 변치 않는 사랑을 다짐한 것이다. 팬을 사랑하는 가수와 그 가수가 있어 세상이 살만 했다는 팬들. 둘이 하나가 돼 오늘의 K팝을 일궈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는 않을 것같다.

'생스'와 '유어웰컴'은 바늘 가는데 실 가듯 한 묶음의 언어다. 그런데 왜 '유어웰컴'이 '천만에'란 의미가 됐을까. 웰컴은 본디 뜻이 환영이다. 생스의 응답으로는 도시 어울리지 않는다.

출처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900년대 초 베스트셀러 작가 윌리엄 제이콥스가 쓴 단편 '짧은 유람'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다. 한 소녀가 유람선에서 내리며 선장에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자 선장은 "네가 (손님으로) 잘 와줬다(well come)"며 비즈니스 차원에서 이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이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치는 바람에 '생스'의 답례어가 '유어웰컴'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매년 '생스'기빙데이 다음날은 '유어웰컴의 날'이다. 어제는 온가족이 모여 한해의 사랑에 고마움을 나타냈다면 오늘은 '천만에'로 화답한다고 할까.

언제 누가 이 날을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려운 이웃에 작으나마 보탬을 줬다면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터. 그러면 겸손하게 '천만에'라고 말해 주라며 이 날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도움을 받기 보다는 베푸는 삶을 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듯해 가슴 한켠이 찐해 진다.

오늘은 연중 최대의 세일이 펼쳐진다는 '블랙 프라이데이'다. 흥청대는 기분을 잠시 접고 '유어웰컴'의 참 뜻을 한 번 되새겨 보자. 젝키 팬들의 노래처럼 "힘들 땐 언제든 내게로 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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