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퀴스트 안무서워"…증세 반대 서약 깨는 공화 의원들
"국가 이익 위해서라면 약속 어길 수 있다"
그레이엄 의원 등 노퀴스트와 결별 선언
노퀴스트는 1985년 '세금 개혁을 위한 미국인'이라는 단체를 설립해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세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납세자 보호 서약'을 받아내며 지난 20년간 공화당을 '비과세 정당'으로 바꿔놨다.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어떤 세금 인상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맹세하는 노퀴스트 서약은 보수주의자임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져 대부분 공화당 의원이 서명했다.
그런데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25일 재정 절벽을 타개하기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노퀴스트의 증세 반대 서약을 기꺼이 깨겠다고 발표한 것. 그레이엄 의원은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국가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약속을 어길 수 있다. 국가 채무가 16조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서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란 그리스가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공화당이 요구하는 대로 세수를 늘리기 위해 민주당이 세제 개혁에 동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공화당 의원이 노퀴스트를 대놓고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도 이날 "세상이 바뀌었고 경제 상황이 달라졌다"며 노퀴스트를 비판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인 킹 의원은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서 "내가 1941년 의회에 있었다면 일본과의 전쟁 선언에 서명했을 것이다. 그렇 지만 지금은 일본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빗댔다.
이들 두 의원에 앞서 색스비 챔블리스(조지아) 상원의원도 최근 노퀴스트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챔블리스 의원은 "20년 해묵은 서약보다는 나라가 더 걱정된다"며 "이런 식으로 간다면 미국은 빚더미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노퀴스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하원의 공화당 의원 가운데 노퀴스트 서약에 사인하지 않은 의원은 16명으로 현행 하원(6명)보다 크게 늘었고 하원에서 상원으로 옮긴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 당선자도 아직 서명하지 않고 있다.
노퀴스트는 26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연이은 반란(?)에 대해 세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약속은 자신과 한 것이 아니라 선거구민.국민과 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서약을 깨는 의원에 대해서는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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