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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과 와인이 맛있게 만났다

중국요리와 와인 페어링
쇼비뇽, 청파소고기와 궁합
샤도네, 탕수육과 조화

양장피와 고량주. 사시미와 사케. 통닭과 맥주. 얼큰한 찌개와 소주. 누가 정한 공식은 아니지만 음식과 술에는 궁합이 있다.

그럼 자장면과 와인은? '중국요리+와인'은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는 맛있는 만남이다.

최근 중식과 와인의 페어링(Wine Pairing)을 시도하고 있는 타운 식당 용궁을 찾았다. 식당에 들어서자 큰 와인 저장고가 눈에 띄었다.

그 맛은 어떨까. 결론은 아주 훌륭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금새 친숙해졌다.

중국요리와 와인의 짝짓기에도 실패율을 낮추는 간단한 공식이 있다. 육류엔 레드 와인 해산물엔 화이트 와인을 기억하면 좋다.

레드 와인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육류 지방질의 중화를 도와 맛을 돋우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육질이 풍부한 고기와 잘 어울린다.

이 중에서도 드라이한 '스타몽 까베르네 쇼비뇽(Starmont Cabernet Sauvignon)'은 나파의 과일 향과 롱 피니쉬(맛의 여운)를 즐길 수 있다. 쇼비뇽은 특히 청파 소고기와 북경 소고기에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은 싱싱한 해산물의 풍미를 한층 풍성하게 한다. 나파 밸리의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Chateau Montelena Chardonnay)'는 최고의 가주산 와인으로 인정 받았는데 그 산뜻한 맛은 생선 요리의 비릿함을 안아 앙상블을 이룬다.

그 중에서도 새우와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 조화롭다. 새우는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혈중 지방성분인 트리글리세리드의 수치를 낮춰준다. 와인은 혈액응고를 막고 혈관 기능을 돕는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방단백질(HDL) 수치를 높인다. 둘의 만남은 건강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달콤하게 설탕을 입힌 호두와 바삭하게 튀긴 새우를 마요네즈에 섞은 '호두 마요네즈 새우'는 자칫 느끼할 수 있지만 화이트 와인의 상큼함과 만나면 오히려 구미를 당기게 해준다.

예외도 있다.

'끌로 뒤 발(Clos Du Val)'은 레드와인이지만 전가복과 조개볶음 같은 진한 맛의 요리와 더 잘 어울린다. 전복의 깊은 향은 레드와인의 향을 살려주고 떫은 맛의 와인은 전복의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과 오바마 대통령 방문 때 만찬용으로 사용되면서 대통령 와인으로 불리는 '끌로 뒤 발'은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깊은 맛을 내기 때문에 앤틱한 유럽의 맛을 맛보기에 좋다.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는 화이트 와인이지만 한인들이 좋아하는 탕수육과도 절묘한 조합을 이룬다. 달콤한 맛과 청량감에 입안이 상큼해졌다.

용궁의 왕덕정 사장은 "음식은 문화다. 대부분 손님은 중국요리하면 고량주부터 찾지만 독한 고량주과는 달리 은은한 향에 취하는 와인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며 "중국음식은 종류가 많아 와인과 맞는 요리를 찾기가 쉽다"고 말했다.

와인 페이링, 해봤다
어! 생각보다 맛있네


'중국음식은 기름지다.' 평소 중식을 즐겨 먹지 않은 것은 이 생각 때문이었다. 어느날 신문에서 '중국요리와 와인 페어링(wine pairing)'을 봤다. 궁금증이 고였다. 술이 약한 나에게 고량주는 독주였다. 그렇다고 맥주와 함께 먹자니 맛이 너무 뻔했다. 중국음식에 와인을 마시면 특별할까? 도전해 보기로 했다.

첫번째 음식은 조개 볶음. 오동통한 조갯살을 중국식 양념에 볶았다. 알싸한 마늘향도 느껴졌다. 소다 같이 똑 쏘는, 청량감 가득한 화이트 와인이 짭짜름한 조개의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줬다. 덕분에 조개의 담백함이 한층 살아났다. 묘하게도 끝맛이 달달한 게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호두 마요네즈 새우 요리. 마요네즈 소스는 보기만 해도 느끼했다. "화이트 와인과 어울린다고" 추천받았지만 레드 와인과 도전했다. 드라이한 와인이 느끼한 소스의 맛을 잡아줬다. 자스민 티와 먹었다면 한 입 이상 먹기 힘들 듯 했다.

마지막으로 스캘럽 스팀 요리다. 물컹한 식감이 내 입맛에는 안 맞았다. 2% 부족한 맛이었다. 밍밍한 스캘럽 맛에 오히려 와인이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개성없는 맛이었다.

결론은…와인은 진한 양념의 중국 요리와 더 잘 어울렸다!

글·사진=이성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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