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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역사를 바꾼 30인] 디오니시우스

디오니시우스(Dionysius the Areopagite: 6세기의 인물로 추정)

 소위 ‘암흑의 시대 (The Dark Age)’라고 불리는 중세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시대(800-1500)를 ‘암흑’이나 ‘중세(The Middle Age)’라는 어휘로 표현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 영향 아래서 발전된 이 어휘와 개념들은 소위 ‘중세 시대’동안 인류가 성취한 찬란한 문화적 업적을 폄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역사를 유럽인들만의 역사로 환치시키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중세의 기독교는 결코 암흑의 시대를 살지 않았다. 수많은 수도원과 대학에서 새로운 사상과 신학이 태동됨으로써 그 시대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속의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은 이러한 중세 기독교의 기초를 다져놓은 디오니시우스라는 신비의 인물을 다루기로 한다.

 우리는 디오니시우스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는지, 어느 시대의 인물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단지 그가 남긴 몇 개의 단편과 편지를 통해 디오니시우스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6세기 초반 비잔틴 문화권에서 활동한 신비주의 계통의 신학자라는 것만 추정하고 있다.

 심지어 학자들은 아직 그의 이름조차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어, 사도행전 17장 34절에 나오는 ‘아레오바고 관원 디오누시오 (Dionysius the Areopagite)’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존연대와 출신이 불분명하다고 해서, 디오니시우스가 중세 기독교 역사에 끼친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중세의 대표적 신학자로 인정받는 토마스 아퀴나스 (1225-1274)의 경우 1700번 이상 디오니시우스의 사상과 신학을 인용하고 있다.

 그가 제기한 신학적 문제들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계층 (Hierarchy)’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사용했다. 디오니시우스는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에 세단계의 ‘계층’이 있고 각 계층에 상응하는 성례전을 통해서 인간은 하나님과의 영적관계에 들어간다고 보았다. 이러한 세 단계의 ‘계층’은 내적 정화(Purification)-내적 성찰(Illumination)-내적 합일(Unity)이라는 중세 신비주의의 전형적 모델로 발전되었다.

 두번째, 디오니시우스는 신 플라톤 철학의 영향 아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인간은 하나님을 향해 ‘올라가고’ 하나님은 인간을 향해서 ‘내려오는’ 상호 작용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하심(The Divine Process)이 성취된다고 해석했다. 디오니시우스 연구의 권위자인 폴 로렘 교수는 이 관계를 ‘통일된 다름(The Unified Differentiations)’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오니시우스는 간결하지만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하나님의 이름들(The Divine Names)’과 ‘신비의 신학(The Mystical Theology)’이라는 두 단편을 통해 인간의 언어가 하나님의 속성과 이름을 표현하는데 부적절한 도구임을 설명했다. 우리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표현했을 때 그 하나님은 원래의 ‘하나님’의 본성을 우리에게 다 설명해 줄 수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음으로써(Unsaying) 우리는 참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Saying)”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지 않음으로써 참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다분히 포스트 모던적인 이 논리는 지금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의 철학자 쟉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해체론 철학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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