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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오늘] The Shipping News

희망의 파도소리가 나는 섬

지난해 연말에 개봉되어 지금까지 일부 밴쿠버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는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영화 <더 쉬핑 뉴스, the shipping news> 는 대개의 문학작품에 근거한 영화가 그러하듯이 흥행에서는 그렇게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3개 부문이 오르고, 각 언론들이 하나같이 명작이라고 평했지만 재미와 흥미를 위주로 하는 현대 영화 관객에게는 별로 호소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지도 모른다.

영화사가 1993년도 미국 최대의 베스트셀러였던 이 작품을 영화화할 때도 꼭 흥행만 우선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4천500만 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를 투입했고, 심지어 케빈 스페이시, 줄리안 무어와 같은 당대 정상의 배우들을 캐스팅 했으면서도 출연비는 상당히 적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이 영화가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영화의 로케가 뉴펀랜드라는 배경 때문이고, 이 영화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파도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애니 프루(Annie Proulx)는 미국작가이지만 뉴펀랜드의 포구를 배경으로 비교적 진솔하게 섬사람들을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녀는 그녀의 작품 무대에 작은 별장을 하나 갖고 여러 해 전부터 이 작품을 구상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원래 제작회사가 미국의 메인주 해안에서 이 영화를 촬영하려고 할 때 작품의 무대인 뉴펀랜드 북부 세인트 안소니 해안이 아니면 영화제작을 반대한다고 배수진을 쳤던 것이다.

그 덕분에 도시 삶에 익숙한 배우들이 시골 포구에서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기는 했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살렸다는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아주 암울한 절망의 색깔로 시작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예견하며 끝을 맺는 해피엔딩 영화이다.

뉴욕북부 지방도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신문사 인쇄공으로 살아가고 있는 콰일이라는 남자로부터 영화는 시작하고 있다.
'안 되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옛 속담처럼 이 남자 역시 불운하기 짝이 없는 사내였다.

재주가 없어 장가도 못 가다가 그 중 하나 만 난 것이 행실 나쁜 작부였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마음잡고 살려고 했더니 딸 하나 남겨 두고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고, 설상가상으로 부모까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때 뉴펀랜드 고모가 찾아와 뉴욕생활을 청산하고 선친들의 고향에서 새 삶을 살기를 종용하게 된다.
결국 무작정 딸의 손을 잡고 멀고 먼 뉴펀랜드, 선친들의 고향을 찾아가 그곳에
서 새로운 정착을 시작하게 된다.

뉴펀랜드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콰일은 지방 신문사의 말단 직원으로 취직을 하게 되고, 선박들의 입, 출항을 보도하는 허드렛일을 맡게 된데서 영화의 제목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한국
에서 이 책이 번역되어 1994년 말에 나왔을 때 제목을 <항해뉴스> 라고 한 것은 내용상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뉴스는 배의 항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항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알리는 입, 출항일지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하여 머나먼 대서양의 섬 뉴펀랜드를 생각하게 된다.
한 남자가 그 섬에서 새 희망을 찾았듯이 그곳에 가서 희망의 파도소리를 듣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뉴펀랜드는 머나먼 곳에 있지만 그곳 역시 캐나다이다.
행정상으로 뉴펀랜드는 내륙인 라브라도를 합쳐서 40만평방 킬로미터가 넘는 큰 땅이다.

하지만 뉴펀랜드 섬 자체는 남한의 면적보다 약간 큰 11만1천390평방 킬로미터의 섬이다.
인구는 고작 55만명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한국 교민들도 거의 없는 편이다.

한때는 대구잡이 어업으로 크게 재미를 보았으나 지금은 어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해저석유개발과 컴퓨터 첨단공업이 상당히 발전하는 곳이다.

겨울이 가기 전에 <더 쉬핑 뉴스> 를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생의 절망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 영화를 봐야 할 것이다.
비록 우리가 직접 그곳에 가 보지는 못한다 하
더라도 캐나다 동부 먼 바다에 보석처럼 솟아 있는 희망의 섬 뉴펀랜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이라도 가슴 한 구석에 그리움 자락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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