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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다리

무너졌다. 다리가 무너졌다. 지난 5월 23일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 BC를 잇는 I-5 프리웨이의 스카지트 강다리가 갑자기 붕괴했다. 긴급 뉴스를 들었을 때 32명이 숨졌던 서울 성수대교 붕괴 참사가 생각났다. 기적적으로 차량 2대만 물에 떨어졌고 차에 탔던 3명 무사히 구조되어 감사하다.

이 다리는 1955년 건설된 노후된 다리로 양호도에서 100점 만점에 불과 57.4점밖에 안되었는데 이같은 노후 다리들이 워싱턴주에 759개나 된다니 놀랍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경종 삼아 더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점검과 보수를 더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하루 7만1000대의 차량이 통과하던 다리 붕괴로 인해 I-5 고속도로 교통이 큰 혼잡을 빚고 시애틀과 캐나다간 관광과 무역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니 하루빨리 복구되길 바란다.

붕괴된 스카지트 강다리를 그동안 수없이 통과했다. 시애틀 북쪽 마운 버논에 있어 캐나다를 오갈 때, 튤립 축제에 갈 때, 시금치 따고, 옥수수 사며 조개잡이, 고사리 따기 등으로 셀 수 없이 많이 건넜던 다리이다. 지난 60여년동안 튼튼해 영원할 줄 알았던 그 다리가 이번에 트럭이 한번 쳤다고 일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을 보면서 아무리 시멘트와 철근으로 만든 단단한 것이라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다리뿐만 아니라 다리를 지탱하는 땅도 안전하지 못한 것을 수년전 시애틀 지진 때 땅이 파도처럼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실감했다. 지진과 쓰나미, 토네이도 같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기를 먼저 기도한다. 삼풍백화점, 와우 아파트, 성수대교 같은 부실 공사로 재해가 없도록 다리, 건물 등 모두 안전하게 건설해야 한다.

우리 삶속에서도 때로는 중요한 다리가 무너지는 것을 본다. 가장 중요한 가정에서 부부간에 사랑의 다리가 붕괴되어 가정이 무너지고 자녀들이 차가운 강물에 떨어지는 것을 본다.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의 다리가 끊어지고,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다리가 붕괴되어 갈등을 겪고 있는 것도 목격한다. 우리 삶속에서 가장 튼튼해야 할 가정의 다리가 무너지지 않도록 부부가, 부모 자녀들이 서로 대화 하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번 호경기 땐 고속도로처럼 잘 나가던 사업들이 현재 경기침체로 다리가 무너져 사업들이 강물에 빠져 파산과 차압등 차가운 강바닥에 떨어진 한인들을 주변에서 보고 안타깝다. 그러나 비록 이같은 삶의 다리가 무너져도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소망과 용기를 갖자. 다리가 무너졌지만 그래도 우회해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듯이 사방이 다 끊어졌다고 해도 절망하지 않고 위를 바라보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소망을 갖자.

이번 다리처럼 시간이 걸리지만 앞으론 더욱 튼튼하고 안전한 다리가 건설되는 것처럼 이 경기침체 난국을 극복할 때 우리 삶은 더욱 더 건실하고 풍요로워 진다고 믿고 인내하며 나아가자. 추락한 사람들을 구조대가 구조했던 것처럼 어디 선가 반드시 도움이 온다는 믿음을 갖고 견뎌내자.
무너진 다리의 앙상한 철골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해준 다리에 감사하다. 예전엔 그냥 지나가던 다리였는데 이젠 감사의 대상이 되었다. 예전에 몰랐던 감사의 대상들을 찾아 고마워할 때 우리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아름다워진다고 본다.
수많은 차량들이 안전하게 지나도록 차가운 강물에서 묵묵히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다리 같은 우리 가정의 남편, 아내, 그리고 한인사회의 숨은 헌신자들에게 감사하자.

우리 모두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피해를 주는 무너진 부실 다리가 되지 않고 험한 강물위에 자신을 눕혀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길로 인도해주는 징검다리 같은 아름다운 다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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