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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북향이 정답이다

그레이스 김 칼럼

한국인 바이어들이 집을 찾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꼽는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남향집이 아닐까 싶다. 언덕 위에 하얀집이나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찾는 사람들도 우선 남향집이여야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전통 가옥의 구조를 살펴 보면, 앞면이 옆면 보다 길은 직사각형의 형태이고 뒷쪽으로나 옆쪽으로는 아주 작은 창문들이 있으며, 대청 마루나 툇마루가 있는 앞쪽으로 만 햇빛이 들어 올 수 있는 미닫이나 여닫이 문들이 있다. 햇빛을 이용한 채광과 보온의 효과를 원한다면, 남향집이야말로 최적의 가옥 방향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아메리칸 드림의 첫번째 관문이라고 여기는 이민 1세들의 내집 마련에 있어서 가격이나 위치 다음으로 중요하게 꼽고 있는 것이 남향집인데, 문제는 한옥처럼 집의 현관을 기준으로하여 남향집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 동부지역은 콜로니얼 형태의 주택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콜로니얼 주택은 20년 전 만해도 앞면이 옆면 보다 더 긴 직사각형의 주택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의 추세는 정사각형에 가깝고, 집터가 거의 없는 시티하우스형 단독 주택은 오히려 앞면이 옆면보다 짧은 다른 방향의 직사각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만약에 이러한 주택들의 정면이 남향을 바라보는 ‘남향집’이라면 사실 햇빛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차고, 현관 혹은 다이닝룸 같은 곳 만 밝을 것이다. 뒤쪽에는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패밀리룸, 브랙퍼스트 눅, 키친, 덱 등이 있으니 사실 주택의 전면이 북향이어야만 가족들이 많이 거하는 공간이 실질적으로 남향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콜로니얼 주택은 콜로니얼 스탠더드인 길다란 창문들이 빼곡히 있어서 주택이 어느 방향으로 앉든지 채광에 있어서 단독주택은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만 채광이 되는 피기백 스타일 타운하우스나 콘도등의 멀티하우스는 발코니가 남향인 형태가 가장 좋다.북향 콘도는 조금 어두울 것이며, 서향 콘도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저녁 햇빛 때문에 블라인드 없이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주택은 전면이 남향집이 좋다는 한국식 고정관념으로 섣불리 집을 선택하지 말아야 겠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미국에 오면 미국식 주택의 구조를 이해하고 ‘남향집’에 대한 고정관념도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어떤 형태의 집이든 발코니나 덱이 서쪽 방향 만 아니라면 사는데는 크게 다르지 않는 것이 미국 주택의 형태라고 결론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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