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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문교회 감비아선교 보고] 코란의 장벽 사랑으로 넘었다

 워싱턴 열린문 장로교회 교인들이 주축이 된 의료선교단 ‘KOST-2002’가 지난 6월 아프리카 감비아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선교단 일원으로 감비아선교에 참여했던 열린문장로교회 박창호집사의 선교보고서를 지면에 소개한다. 편집자
   
 오늘은 2002년 6월 12일 화요일, 퀴닐라의 의료사역 둘째 날이다. 감비아(Gambia)수도 반줄(Banjul)에서 약 100 마일 되는 초라한 이 마을도 3 년째 찾다보니 이제는 정든 고향 같다. 이곳 퀴닐라는 물도 가려 마셔야 하고 용변도 벌판에서 해결해야 한다. 마른 짚으로 좀 가려놓기는 했지만 전쟁터에서나 보는 간이화장실 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퀴닐라의 의료사역이 힘든 것은 단지 이러한 환경적 요소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곳의 사역이 힘든 진짜 이유는 그리스도를 정면으로 부인하려는 끈질긴 모슬렘(Muslim)교도의 세력이었다. 그들은 최후 선지자는 마호멧(Mohammed)이며 자신들의 성경은 코란(Koran)뿐 이라고 외쳤다.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현지인들은 자칫 잘못 하다가는 돌 세례를 받는다. 한인 선교사들이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세운 현지의 뎀바(Pastor Dembar) 목사는 한동안 마을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받았다고 했다. 퀴닐라는 바로 이런 곳이었다. 삼위일체 예수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그들!. 결국 우리들의 싸움은 영적 전쟁인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의료사역 그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먼저 진료받고 약을 타려는 사람들 때문에 약방과 진료소 주변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 경우에 따라 난폭한 10대들에게는 몽둥이를 휘둘러야할 것 같았다. 선교팀에 소속된 의료진들 표정에 긴장감과 일말의 불안감마저 감도는 것을 느꼈다. 단기선교팀의 우선순위가 의료선료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들을 교육시켜 질서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질서한 상황을 지켜보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나는 약방문 앞에 놓인 큰 책상 하나를 있는 힘을 다해 흔들었다. “만일 이대로 무질서하게 혼잡이 계속 된다면 이 약방문을 닫아버릴 것이요! 통역관,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번역해요!”-추상같은 나의 명령에 주위는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나의 호령이라기 보다는 질서를 창조한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까지 나는 생각해 보았다.

 주변 상황이 진정된 틈을 이용해 나는 군중들을 밀치고 들어가 약방문을 닫아 버렸다. 그 순간 하루 종일 진땀을 흘리면서 최선을 다했던 약제사 진학송 동역자와 눈이 마주쳤다. 책상 끝에 쪼그리고 앉아 난민과 같은 환자들에게 하루 종일 시달린 청년부 이덕현, 최동욱, 두 초년생들이 무언가 하고픈 말을 참고 속으로 넘기는 듯이 보였다. 내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떠올랐지만, 일단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

 약방 주변의 혼란은 간신히 해결됐지만 다음은 의사들이 있는 진료소 주변이 문제였다. 불량배같은 청소년무리들이 진료소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때 나는 결단을 내려 저런 애들에게는 몽둥이밖엔 없다고 생각하고 손에 잡히는 제일 큰 몽둥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약 1 시간 가량 그들과 대치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 한구석에서는 저들이 나에게 가해올 반격이 두렵기도 했다.

 바로 그 때였다. 어떤 팀원이 이 위급한 상황을 연락했는지 선교팀의 이병인팀장이 지극히 평안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차분한 음성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침착히 말렸다. 모두들 우리 둘을 주시했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가는 것 같았다. 아무리 소명 의식에서 나온 행동이었다고 해도, 이제는 참자! 무조건 순복하자고 마음먹었다. 십자가의 사랑,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천군 천사들을 구름 떼처럼 동원 할 수 있었던 예수님! 그러나 당신은 원수들의 무릎을 사랑으로 끓게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바로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마귀 같이 보이던 사람들이 천사처럼 느껴졌다. 하나님 앞에 순복했다고 느껴지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이 온 몸에 차고 넘치기 시작했다. “주의 얼굴 뵙기 전에 멀리 뵈던 하늘 나라” 1898년 C.F. Butler 와 J.M. Black이 작사, 작곡한 찬송가 가사가 한눈 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이때 나는 가까이 서 있는 한 소년의 손목을 덥석 잡고, ‘좋으신 하나님’ 찬송가를 감비아 말로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슨 영문인지 이해할 수 없어 보이던 그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서서히 몰려들기 시작하지 않는가! ‘알라 베테야타 레 (Allah Beteyata Le)-좋으신 하나님’ 찬송 소리가 하늘 높이 메아리쳐 나갔다. 어느덧 퀴닐라 마을은 우리들이 힘차게 부르는 찬송 소리에 떠나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것으로 위기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었다. 찬송가를 힘차게 같이 부른 후, 그들은 이번에는 우리들이 마시고 버린 빈 플라스틱 물병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툼을 벌였다. 그때 불안한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물병을 다 주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물병 20여개를 box에 넣어 옆에 끼고 조심스레 어린이들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수십명이 물병상자를 향해 돌격해왔다. 물병상자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모두 박살이 난 것이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내 몸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안심하는 순간 내 오른쪽 어깨에 메고 있던 비디오카메라가 온데 간데 없이 살아진 것을 발견했다. 내가 그렇게도 소중히 여기던 Video Camera를 잃어버린 것이다.

 지금까지 저들과 같이 부른 ‘좋으신 하나님’이 오히려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나는 이젠 절망하다시피, 하나님을 의심까지 하면서, 다시는 감비아에 안 오겠다고 다짐까지 했다. 그렇게 소리 높여 함께 부른 찬송도 악몽만 같았다.바로 그때, 내게 갑자기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여보세요! 이것은 선생님 것이예요”하면서 천사처럼 보이는 한 소년이 행방 불명 되었던 내 비디오카메라가 든 가방을 손에 들고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일생에 이처럼 고마운 일을 체험해 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좋으신 하나님’ 찬송을 그렇게도 목청 높여 외친 그들! 이제까지 내 마음속 깊이 숨겨있던 증오심이 봄눈처럼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것은 분명히 하나님의 한 음성이 아니었던가! 몽둥이 대신 사랑으로 대한 그들. 그들은 지금 나에게 똑같은 사랑 아니, 보다 더 큰 사랑으로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바로 그 하나님의 음성이 온 누리에 메아리쳐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퀴닐라’의 기적이라고 나는 고백한다.

 우리들 ‘KOST-2002’ 자선 의료사역의 배후에도 이와 같은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의 힘이 뒷받침 해주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바로 이 사랑 때문에 프랑스 알사스(Alsace)가 낳은 슈바이처 박사 (Dr. Schweitzer)도 일생 동안 공 들여 쌓은 그 의료기술을 아프리카 땅에 받친 것이 아니겠는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힘써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절대로 없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은 황금보다 귀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우리 의료사역 동역자들이여! KOST-2002 멤버들이여! 우리들 마음속 깊은 곳 생명 책 철판에 무슨 글들을 새겨 넣을 것인가! 그리고 미래의 동역 자들이여! 악몽 같은 9.11 사태의 재발을 미리 예방하는 일은 어디서부터 시작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퀴닐라의 기적으로 코란(Koran)의 걸림돌을 쪼개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이라고 외치고 싶다.

 ■KOST-2002

 KOST-2002 본부는 현재 워싱턴의 열린문장로교회에 위치해 있다. 열린문장로교회는 지난 3월 31일 덜레스공항 근처에 새로 성전을 마련했다. 소아과 의사 이병인 장로를 비롯해 대니얼 강, 약제사 진학송, 샤론 송, 박창호집사 등이 중심이 되어 3년째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의료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8일부터 약 2 주간의 의료사역에는 열린문 장로교회 박채곤, 윤영태, 한상전 장로 등 18명이 참가했다. 사역팀의 평균 연령은 42.2세. 최연소자는 19세며 최고령자는 66세로 연령별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의료 선교사역의 대선배인 슈바이처 박사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는 힘찬 용사들이라고 극찬받을만 하다.

 ■전화 연락처: 열린문 장로교회(703-318-8970), 이병인 소아과(703-573-0065), 박창호 공인세무사(703-385-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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