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 등과 연계, 소비자 느낌 공유 전문사이트에 투자 몰려…대형 이커머스 업체도 변신 시도
소셜쇼핑이 뜨고 있다. 소셜쇼핑이란 오픈마켓과 달리 상품을 골라주는 소셜마켓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살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오프라인 쇼핑몰보다 온라인에서 쇼핑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무엇을 구입할지 정확히 모를 때는 너무 많은 상품은 오히려 혼란스럽다. 이때 전문가나 친구가 옆에서 거들어 주면 쇼핑이 쉬어진다.
웹은 아직 실제 쇼핑몰처럼 감을 재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스토어를 들락거리거나 진열된 옷을 훑어보거나 가정용품 선반을 한눈에 둘러보 듯 쇼핑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게다가 온라인에서는 친구와 함께 '드레싱 룸'에 들어가 옷을 입어보고 맵시가 나는지 품평을 받을 수도 없다.
그러나 지금 많은 온라인쇼핑몰들이 현실의 쇼핑몰처럼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개선을 거듭하고 있으며, 특히 '소셜쇼핑'이라고 불리는 이커머스의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전했다. 벤처캐피탈에서는 이러한 신생기업들에게 돈지갑을 열고 있으며, 아마존이나 이베이같은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도 소셜쇼핑의 형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소셜쇼핑사이트는 온라인에서 쇼핑을 편리하게 하는 것은 물론 유저들이 좋아하고 구입한 상품에 대한 느낌을 친구들과 의견을 공유하기 쉽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핀터레스트처럼 가상의 게시판에 핀 이미지를 채택하고 있다.
◆핀터레스트의 부상
핀터레스트는사용자들이 웹에 있는 이미지를 자신의 페이지에 '핀'으로 꽂아두는 이미지 공유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다. 핀터레스트의 '핀 잇' 버튼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있는 공유하기 버튼과 비슷하다. 그러나 핀터레스트에 있는 인기 카테고리들이 소셜커머스와 연계가 가능해짐으로써 창업 3년만에 30억달러의 가치를 지닌 회사로 부상했다.
지난해 5월에 핀터레스트는 라쿠텐으로부터 1억달러를 투자받아 실리콘밸리를 놀라게했다. 일본의 아마존으로 일컬어지는 라쿠텐은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와 자사의 쇼핑사이트를 연동하기 위한 전략으로 거금을 투자했다. 라쿠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핀터레스트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강화하고 해외시장에서 라쿠텐 그룹과 글로벌화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투자가 전자상거래의 흐름이 오픈마켓에서 소셜쇼핑으로 바뀌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0년 말에 창업한 소셜쇼핑 와니로( Wanelo)의 CEO 디나 바르샤브스카야는 "아마존, 이베이 등은 그동안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온라인으로 입성하자 쇼핑객들이 마음에 꼭 드는 제품을 고르기 힘들게 됐다. 현재 온라인쇼핑 아이템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으며 상점들은 고객들이 자사의 사이트를 발견하기만 기다리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소셜쇼핑 사이트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시끌벅적한 장터를 연상시킨다. 대표적인 사이트들로는 폴리보어( Polyvore), 서플라이(Svpply), 팬시(Fancy), 팹(Fab), 원트워디(Wantworthy) 등이 있다. 이 사이트들은 모습이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본질은 같다. 사용자가 사인 업을 하고 나면 사이트는 상품들의 컬렉션을 보여준다. 상품들은 큐레이터가 선정한 셀렉션이거나 최근 다른 멤버들이 구입한 물건들이다. 대부분의 소셜쇼핑 사이트들은 또 사용자의 친구들이 팔로우할 수 있게 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좋아하는 물건이나 상점에 대해 수다를 떨도록 만들었다.
한 패션블로그 운영자는 "틴에이저 시절 부터 20대 초반에 친구들과 함께 쇼핑몰에 다닌 기억이 있다. 웹에서는 쇼핑에 대한 개개인의 경험이 분리되어 있다. 그러나 와니로같은 사이트들은 친구들과 함께 쇼핑몰에 다녀온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어려움 겪어
소셜 네크워크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들이 소셜쇼핑의 형태로 진화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페이스북의 광고 시스템이었던 비컨(Beacon), 즉 구매 상품에 관한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했던 비컨은 유저들을 화나게하여 페이스북에서 퇴출됐다. 이용자들의 구매경험을 공개하던 블리피(Blippy)역시 2009년도에 데뷔한지 얼마되지 않아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의 소셜쇼핑 사이트들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모양과 시스템을 바꿨다. 스냅챗, 바인, 텀블러, 인스타그램 처럼 텍스트보다 비주얼화된 사이트로 변모했다. 그리고 알고리듬 대신에 친구로부터 상품구매 권고를 받는형태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서 와니로는 유저들이 발견한 좋은 물건에 대해 친구에게 수다를 떨도록 유도한다. 유저가 그 사이트를 통해서 옷이나 신발 등을 구입하면 해당 회사로 구매오퍼가 연결 되고 와니로는 커미션을 받는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올해부터는 소셜쇼핑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벤처 투자가들이 오히려 선물공세를 하며 신생기업들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바르샤브스카야는 "투자가들은 딸들에게서 소셜쇼핑의 위력에 대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와니로도 11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이 업체는 현재 회원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 회사측은 대부분의 회원들이 리테일러들이 탐내는 10대 여자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와니로에는20만개의 브랜드제품이 등록되어 있으며 회사가치는 1억달러 이상이다.
팬시를 비롯하여 몇개의 다른 사이트들도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팬시는 7월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유명인사들로부터 53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메이저 사이트들도 적극 변신
메이저 이커머스 사이트들 역시 이런 소셜쇼핑의 트랜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달 초 아마존은 '아마존 컬렉션'이라고 불리는 코너를 개설했다. 다른 아마존 유저들이 어떤 물건을 좋아하고 위시 리스트에 저장을 하고 구입을 하는지 볼 수 있다. 작년9월 이베이도 소셜쇼핑몰인 서플라이를 인수했다.
소셜네트워크인 핀터레스트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핀터레스트 자체에서도 유저들의 상품구매에 대한 수다가 큰 수익을 낼지 인식하지 못했었다. 최근 몇달 새 핀터레스트는 태도의 변화를 일으켰다. 지난 5월 핀터레스트는 어디서 어떻게 물건을 구입했는지 업소정보가 나타나는 '리치 핀'이라는 새 아이템을 내놓았다.
라쿠텐의 CEO 히로시 미키타니는 온라인 쇼핑몰들이 드디어 이커머스의 특징이 장터를 닮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으며, 이제 온라인쇼핑몰들이 오프라인 상점과 같은 감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