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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의 인간: 체 게바라

자기의 신념을 죽을 때까지 지키며 행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확신과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불사른 사람이 역사에는 수없이 많이 있었지만, 체 게바라처럼 깊은 감동을 준 사람은 많지가 않았다.
1960 연대 말, 볼리비아에서 생을 마감한 사회주의 게릴라 리더 체 게바라(Che Guevara: 1928-1967) 는 그의 사상과 행적에 상관없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숭앙을 받고 있다.

전병기 <시인, 세노야 대표>

전병기 <시인, 세노야 대표>

 쿠바혁명의 전사요 의사이자 사회주의 게릴라이었던, 체는 아르헨티나의 소도시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에 천식으로 고생을 했던 그는 의대에 진학을 하지만, 차츰 사회적 부조리와 빈곤에 주목하여 사회의식에 눈을 뜨기 시작하고, 수천 마일에 이르는 남미종단 모터사이클 여행을 하는 동안 사회주의적 무장투쟁만이 남미의 빈곤과 사회적 불균형을 깨트릴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그가 처음 사회주의 혁명에 뛰어든 것은 1954년의 과테말라의 사회주의 혁명이었다.
그러나 미국 CIA 의 공작으로 혁명에 실패하자 그는 멕시코로 피신하여, 당시 멕시코에 와서 쿠바혁명을 꿈꾸고 있던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그와 동조하게 된다.
1956년 어느 날 밤, 낡은 배로 쿠바해안에 잠입한 불과 수십 명의 게릴라들은 그후 3년에 걸친 끈질긴 무장투쟁 끝에 친미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하고 만다.

 이제 체는 쿠바의 제 2인자가 되어 국립은행의 총재를 역임하고, 산업부 장관, 전권대사를 거치게 되지만, 그는 사회주의 혁명은 세계로 퍼져 나가야만 된다는 믿음 때문에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거부한다.
혁명의 세계화는 그가 살아야 할 이유였던 것이다.
마침내 체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아프리카의 콩고에 일단의 쿠바 군인들과 함께 가서, 아프리카 해방전쟁을 시작한다.
그는 이 해방전쟁의 불길이 콩고에서 시작하여 전 아프리카에 번져 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콩고는 쿠바가 아니었다.
수많은 부족간의 이해가 엃키고설킨 남의 나라이었고, 외지인을 불신하는 배타의 땅이었던 것이다.

 실망을 안고 쿠바로 돌아 온 체는 다시 남미에 눈을 돌린다.
같은 언어권의 남미로부터 다시 혁명을 시작하기로 한 체는 ‘20개의 월남’을 남미에 만들기 위해 볼리비아의 정글 속으로 들어가 게릴라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가 기대했던 농민의 지지가 약하고 지형이 낯설어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집요한 정부군과 미 CIA의 추적을 받던 그는, 마침내 1967년 생포되고 만다.
곧 재판 없이 사살명령이 떨어지고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선 채로 죽고 싶다” 던 그의 생을 비장하게 마감한다.
그의 두 손은 사체확인을 위해 잘려 나간 채, 사체는 정글 속에 암매장이 되어 버렸다.
후일, 카스트로는 그의 유해를 찾아 쿠바로 가져 가 정중하게 국장를 치러 주었지만....
 지금 이 시대에 체가 태어났다면, 사회주의 혁명만이 사회의 부조리와 빈부격차를 깨트릴 수 있는 궁극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시절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회주의 사상에 길이 있고 유토피아가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 믿음에 일생을 바친 체 게바라...신념 하나에 목숨을 걸고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사람... 신명을 바쳐 죽음으로서 사회주의의 순교자가 된 사람...
 아직도 종종 핸섬한 얼굴에 텁수룩하게 구레나룻을 기르고 검은 베레모를 눌러 쓴 그의 얼굴이 신문 잡지에 오르내린다.
그의 얼굴이 새겨 진 티 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을 가끔 거리에서 볼 수도 있다.
아직 그는 죽었어도 살아있는 것일까! 아직 살아 뭇사람들 가슴속에 남아 있는 사람! 사상은 달랐어도, 산 길은 달랐어도 사람들은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신념의 인간으로... 멋진 사내로...순수한 남자로... 그렇게 그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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