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하루 섭취 열량 개인마다 크게 달라
남성 2400, 여성 2000 칼로리는 평균치 일뿐
음식 섭취량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절식 혹은 소식, 즉 다이어트에 모아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얼마나 적게 먹어야 하는가, 또 적게 먹는 게 정말 몸에 이로운 것이기는 할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 적정 칼로리에 대한 오해=일반적으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야 한다. 같은 몸무게라도 남성의 경우 활동량이 일반적으로 더 많고 체중 가운데 근육의 비중이 더 크기 때문이다.
섭취해야 할 적정 칼로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식'은 예를 들면, 남성이 하루 2400칼로리 안팎, 여성이 2000칼로리 안팎이라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런 수준의 상식을 갖고 있다면, 아예 깡그리 무시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각자 처해있는 조건에 따라, 필요한 칼로리가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정 칼로리는 성별, 나이, 체중, 평소 활동량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연방 농무부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는 19~30세 때 열량 섭취가 최고 수준에 이른다.
예의 남성 2400, 여성 2000 칼로리가 이런 경우다. 하지만 50세 이상이라면, 남성은 2000, 여성 1600으로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활동량이 적은 편이라면, 이 기준에서도 10~20% 안팎 적정치가 줄어들 수 있다.
# 소식하면 건강한가=적게 먹으면 건강하다는 인식은 20세기 초중반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다. 상당수 과학자들 또한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일반인들 가운데도 적게 먹으면 건강할 뿐만 아니라 장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꽤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된 적은 없다. 쥐나 원숭이 같은 동물 실험에서만 소식이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
또 일부 학자들은 권장 섭취 칼로리 이하로 먹는 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도 총 섭취 칼로리가 기준 이하라면 질병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제시되기도 했다. 요컨대, 소식이 건강에 좋다거나 나쁘다는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확정적 증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형편이다.
# 개인간 차이 클 수 있어=다이어트가 몸에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결론을 손쉽게 내릴 수 없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의 신이치로 이마이 교수 팀은 최근 특정 유전자가 음식 섭취와 수명, 노화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마이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서트 원'(Sirt1)이라는 유전자가 뇌에서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열량 섭취가 비슷해도 활력과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이어트가 몸에 이로운지, 해로운지에 대해 벌어지고 있는 학계의 논쟁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즉 나이 체중 활동량 등이 비슷한 사람들이 똑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건강이나 수명 지표는 달라질 수 있는데, 이 것이 바로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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