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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푸는 심리]페니실린 발견의 진실

정유석 정신과전문의

페니실린은 1928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국 의사 플레밍(Sir Alexander Fleming)에 의해 발견되었다.

페니실린 발견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플레밍 박사가 연구하고 있는 실험실 창문을 통해 곰팡이가 날아들어 병균을 기르고 있던 배양용 페트리 접시에 우연히 접착되었다. 이 곰팡이가 자라 세균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플레밍 박사는 이 곰팡이를 분리한 후 따로 배양시켜 오늘날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출현한 것이다.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흥미있는 이야기는 사실은 부분적으로만 옳다.

우연한 곰팡이 발견은 허위

1928년 7월말 플레밍 박사는 런던의 세인트 매리 병원에 있던 실험실 문을 닫고 시골로 긴 여름 휴가를 떠났다. 9월 초에 실험실에 돌아온 플레밍 박사는 포도상 구균을 배양시킨 페트리 접시들을 검사하던 중 한 접시에 생각지도 않게 곰팡이가 자라 있었으며 그 주위에는 균들이 용해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즉시 여기에 주목하였다.

정작 그의 관심을 끈 이유는 포도상 구균이란 그 성질상 지금까지 실험실에서 용해하기가 아주 어려웠기 때문이었다.(포도상 구균이란 동그란 균이 포도송이 같은 모양으로 무리지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일찌기 플레밍 박사는 체액 속에는 균을 용해하는 물질이 있음을 발견했다. 1922년 그는 박테리아를 배양시키면서 일부러 자신의 콧물을 그곳에 떨어뜨려 놓았다. 2주일 후에 검사해 보니 균들이 여러군데 많이 자랐는데 콧물을 떨어뜨린 곳 근처에는 균이 자라지 않았다.

그는 콧물 안에는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으리라 추측했다. 그래서 그는 영양가가 많은 배양액이 들은 실험관에 균을 넣었을 때 이것이 증식하여 배양액이 혼탁해졌다. 이 혼탁액에 콧물을 넣어 보았더니 얼마후에 이것이 다시 맑아졌다.

그는 사람의 눈물에도 같은 성질의 물질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그는 신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존재하면서 병균에 대항하는 물질을 발견하는데 전부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그는 이 물질이 균을 용해(lysis)시키는 효소라고 생각해서 용해질(Lysozyme)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는 용해질을 정제하려 노력했으며 고단위의 용해질로 항생제의 효과를 얻으려고 시도했었다. (그 결과는 실패였지만.)

따라서 플레밍 박사가 페니실린이 포도상 구균을 용해시킨데 주목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수년간이나 용해질 연구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의 실험실 아래층에는 한 곰팡이 학자의 연구실이 있었다. 이 사람은 기관지 천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시 런던 전역에서 곰팡이를 수집해 놓았다. 이 수집품들 중 페니실린이란 곰팡이가 건물 내 통풍장치를 통해 플레밍 박사의 실험실로 옮겨왔다. 곰팡이에 대해 문외한인 플레밍 박사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후에 그 종류를 밝히기 위해 아래층 학자에게 문의했더니 그의 수집품 중에 이 균이 포함되어 있었다.

플레밍 박사는 페니실린의 항생제 효과를 발견한 후 이것을 의학에 사용할 목적으로 여러번 반복해서 정제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정제에 성공시킨 것은 페니실린 균이 발견된 지 12년이나 지난 1940년 플로리(Florey)와 체인(Chain)이란 두 학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들은 페니실린을 메틸 알콜에 처리하여 성공시켰다.

수년간 용해질연구 통한 결과

그런데 당시 영국은 독일에 의해 계속 공습을 받았으므로 실험실이 파괴되어 실험이 중지될 가능성이 있었다. 또 기밀이 적에게 탈취당할 위험도 고려해야 했다. 그래서 페니실린을 대량 생산하는 연구는 대서양을 건너가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1944년 노벨 의학상은 플레밍과 함께 플로리와 체인 3인에게 공동 수여되었다. 페니실린이 처음으로 발견되었을 때 플레밍 박사는 이 곰팡이의 정체가 무엇인지 조사해 본 적이 있다. 그는 원래 스웨덴의 한 화학자가 마른 우슬초에서 페니실린(Penicillin notatum)이란 곰팡이를 처음으로 발견한 사실을 알아냈다.

우슬초란 죄를 짓고 참회하는 다윗 왕의 시인 시편 51편 7절에 나오는 식물 이름이다.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만일 다윗 왕이 현대에 살아 있었다면 그도 플레밍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을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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