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마음장상(馬淫掌狀)과 겨자씨
불자란 계를 받아 출가한 사람을 뜻하지만 통상적으로 불교인들을 불자라고 말들 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성불하여 부처가 되고 극락왕생하는 것을, 또 기독교인의 경우 구원을 얻어 천국에 가는 것이 염원이요,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다.해인사와 통도사 주지를 하셨던 운허 스님은 춘원 이광수와 사촌간인데 중생들을 위해 평생 ‘역경사업’을 하시다가 마무리를 하지 못하시고 오래 전에 열반하신 분이다. 스님의 저서에서 남자는 50계명을, 여성은 2백50계를 지켜야 불자로서 출가할 수 있고 특히 남성불자들은 스스로 마음장상(馬淫掌狀)이 되지 않으면 아직 멀었다고 부처께서 설파하신 가르치심을 소개했다. 불가에서도 여성에게는 더 가혹한 차별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필자의 잘 아는 분이 70년대 종로 2가에서 병원을 하셨는데 승복과 바랑(중이 등에 지는 큰 자루)을 메고 탁발을 하는 스님들의 목탁소리와 독경을 들으면 속된 말로 ‘땡땡이 중’인지 아닌지를 쉽게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반야경과 천수경을 제대로 숙지하고 계신 불자이셨다. 보통 가짜중은 한 두절의 반야경을 반복하여 중얼대도 일반인들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시 조계종 종정이신 모 스님 일행과 같이 대중목욕탕에 가던 일화를 들려주었다. 모 종정을 욕탕에서 보니 그 분도 아직 몸 가운데가 ‘남성의 상징물’이 튼튼해 마음장상이 멀었더구만 하시면서 열반 후 사리 몇 개가 더 나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처의 가르침대로 ‘마음장상’이 되어 성불이 되는 것이 우선인데 그렇게도 어려운 일을 과연 부처가 말씀하셨을까라고 말씀한 적이 있다. ‘마음장상’이란 말(馬)의 음부가 몸 속으로 들어가 손바닥같이 평평한 상태로 된 것을 말함이다. 그러니 아무리 오랫동안 참선의 수도를 한다고 한들 그런 높은 경지의 상태에 다다를 수 있을 것 인가
몇년 전에도 당시 종정의 신분에 있던 어떤 분은 속가에 여러 명의 여자를 두고 왕래하다가 세상에 떠들썩하게 보도되기도 했다. 동자 때부터 출가해 승려가 된 분이 과연 현세에 몇명이나 되겠는가 속세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경험했으니 수도승이 된 후에도 미련이 남아있어 항상 마음은 콩밭에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교회도 10계명을 지키는 것이 첫째 관문일진대 설혹 10계명을 지킨다해도 구원의 조건은 될 수 없다고 하니 계명을 지키는 것이 믿음을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 믿음이 있어야 구원을 얻고 구원을 얻어야 천국에 들어간다고 했는데 말이다. 이는 계명을 완전하게 지키기 어려워서일까 아니면 지키다 보면 일부분이 교리와 상충되서 그런 것인가
보통 제일 작은 것을 우리는 ‘눈꼽 만큼, 병아리 눈물 만큼, 벼룩의 간 또는 콩알 만큼, 깨알 만큼, 티끌 만큼’등으로 표현하나 예수께서는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겨자씨를 예로 들면서 “너희가 겨자씨만큼의 믿음이 있다면 이산을 들어 저쪽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과거 대리석 처럼 큰 돌로 만들어진 웅장한 건축물의 기둥들을 손쉽게 넘어뜨리는 삼손이 있었다는 말은 성경을 통해 들었으나 산을 들어 이리저리 옮겼다는 기록은 지금까지 듣지도, 읽지도 못했으니 동서고금을 통털어 그 많은 기독교인 가운데 겨자씨 만한 믿음을 가진 자가 없었다는 것이 아닌가
종교인은 사찰이나 교회만 출석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불자는 세상을 보지 말고 오직 ‘마음장상’이 되는데 심혈을 쏟고, 교인들은 겨자씨 만한 믿음을 갖고자 한다면 우선 마음을 비우고 배타적인 자세보다는 타종교나 타종파를 수용할 수 있는 자세로 바뀌어 명실공히 입술로만 사랑을 말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원일 (플러싱 프레시 메도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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