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일본車에 직격탄되나…"25% 관세시 생산 5.8% ↓"
도요타, 美판매차 중 56%만 美서 생산…"방침 적용시 일본차 관세 30조원" 전력 반도체·의약품 관세 영향도 불가피…경제산업상 내달 방미 조율
도요타, 美판매차 중 56%만 美서 생산…"방침 적용시 일본차 관세 30조원"
전력 반도체·의약품 관세 영향도 불가피…경제산업상 내달 방미 조율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에 25% 정도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지난해 대미 수출액의 28.3%가 자동차였던 일본은 긴장감 속에서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조치가 승용차에 관세 10%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 생산 차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수출하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에 미칠 영향력도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20일 보도했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가와사키 겐이치 교수는 미국이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면 일본 내 관련 제품 생산량이 5.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이 경우 일본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08% 줄어들게 된다. 노무라종합연구소도 미국이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실질 GDP 기준 성장률이 2년간 0.2% 정도 하향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 美생산 비중 작은 스바루·마쓰다 타격…日 '비관세 장벽'도 도마 위에 오를 듯
미국은 현재 승용차는 2.5%, 트럭은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현실화하면 승용차 관세는 10배로 오르게 된다.
일본 내에서는 인상된 관세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면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과 비교해 경쟁력이 하락하고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신차의 평균 가격이 1% 상승할 때마다 수요는 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인용해 도요타자동차가 2023년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중 56%만 미국에서 생산했고, 나머지 44%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미국 이외 지역에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비율을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233만 대에 적용하면 약 100만 대가 25% 관세 대상이 된다.
도요타 관계자는 "렉서스 같은 고급 차는 팔리겠지만, 대중적 차량은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미국 내 생산 비율이 혼다 62%, 닛산자동차 61%, 스바루 52%, 마쓰다 12%였다.
특히 마쓰다와 스바루는 수출액에서 미국 비중이 크지만, 미국 내 생산 비율은 낮아 25% 관세가 부과되면 다른 업체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이 자동차 관세 25%를 도매가격에 부과한다고 가정하면 일본 자동차 업계가 수출한 차에서 3조2천억엔(약 30조5천억원)이 넘는 관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영향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완성차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해도 부품이나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가 붙으면 그만큼 비용이 상승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아사히는 상호 관세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기준 차이 등 일본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2023년 수입한 미국산 차량은 약 1만9천 대로, 그해 일본이 미국에 수출한 148만 대에 비해 매우 적었다.
◇ 日정부, 대책 마련 부심…LNG 수입 확대 언급하며 관세 제외 요청할 듯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의약품과 반도체 대상 25% 이상의 관세도 일본으로서는 걱정거리라고 할 수 있다.
닛케이는 의약품 관세는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제약업체 중 일부는 제조 공정을 분업화한 탓에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품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신문은 다케다약품공업 등 대규모 제약 업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전압 제어에 쓰이는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미쓰비시전기와 도시바 등 일본 업체 4곳이 세계 10위 내에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관세 방침이 자국 산업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내달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미국의 고위급 경제 관료와 면담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신문은 무토 경제산업상이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등 미국 경제에 대한 공헌을 강조해 관세 적용 제외를 요청할 것이라면서 "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박상현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