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美특사 키이우서 회담뒤 공동기자회견 취소
젤렌스키·美특사 키이우서 회담뒤 공동기자회견 취소(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공동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를 방문한 켈로그 특사를 만났으며 공동 기자회견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날 양자 회담은 지난 18일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위한 장관급 회담을 연 지 이틀 만에 마련됐다.
우크라이나가 빠진 채 열린 이 협상을 두고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의 반발이 잇따른 상태에서 러시아 편향 논란을 부른 트럼프식 종전 논의에 조율이 이뤄질지가 관심사였다.
기자회견이 취소된 탓에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켈로그 특사를 맞아 인사를 나누는 장면까지만 사진 취재가 허용됐다.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뚜렷한 논의 성과가 나오지 못한 게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최근 냉랭해진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를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앞서 켈로그 특사를 만났던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양측 대화의 원론적 취지를 발표하는 데 그쳤다.
시비하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켈로그 특사와 우리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이 미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속도를 내자 지난 3년간 단일대오로 러시아에 맞섰던 서방 진영의 균열이 커지는 모양새다.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긴급 모임을 열어 '유럽 패싱'에 반발했고,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참여를 배제한 어떤 논의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한 미국, 우크라이나 정상 간 장외설전마저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지지도가 4%라고 공격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맞받았다.
또 "3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고립을 끝내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준 것"이라고 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유럽연합(EU)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며 옹호했고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말이 200% 옳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며 설전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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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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