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의도·능력 오판, 완전한 실패"…이스라엘군 보고서
"하마스 의도·능력 오판, 완전한 실패"…이스라엘군 보고서(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이스라엘군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마스의 의도를 잘못 판단하고 능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8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발표한 1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요약본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보호하는 임무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란과 헤즈볼라에 우선순위를 두고 하마스를 부차적인 안보 위협 요인으로 간주했다.
특히 2007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로부터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넘겨받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싸우는 것보다 통치 기반을 다지는 데 관심이 있다고 봤다.
이에 하마스가 대규모 전쟁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가정했고 2018년 이후 하마스가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증거는 "비현실적이거나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스라엘의 군사정보국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몇 달 전부터 하마스의 계획이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구체적인 작전 계획이라는 새로운 평가를 하기 시작했으나 이는 군 고위 관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 결과 유대인의 주요 휴일 아침 이른 시간 벌어진 중무장한 수천 명의 무장대원의 기습 공격에 전적으로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수장인 헤르지 할레비 참모총장(중장)은 최근 군지휘관에게 보낸 성명과 전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군의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지난달 사의를 표명하고 다음 주에 물러날 예정인 할레비 참모총장은 "10월 7일 군 통수권자였던 나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에 발표된 이스라엘군의 조사 결과와 할레비 참모총장의 사임 등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총체적 안보와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쟁이 시작된 지 15개월 만인 지난달 19일 휴전에 돌입했다. 이후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30명(태국 인질 5명 포함)과 시신 8구를 인도했고, 이스라엘은 자국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약 1천900명을 풀어줬다.
현재 생존자와 시신을 합쳐 인질 59명이 가자지구에 남아있고 이 가운데 32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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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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