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는 미국이 만든 무역관계 종말 의미"
영국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 평가
영국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 평가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자 지금의 무역 체제를 만든 미국과의 자유롭고, 예측 가능하며, 규칙에 기반을 둔 무역 관계의 종말을 뜻한다고 영국의 저명 칼럼니스트가 평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은 "완전한 실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자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총 20% 관세를 추가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한 25% 관세도 예고한 상태다.
울프는 모리스 옵스트펠트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듯 미국의 무역 적자는 상대국의 부정행위가 아니라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탓이라며 미국 무역 적자의 최대 결정요인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하는 막대한 연방 재정 적자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상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감세 정책을 항구화하려는 계획은 이러한 재정 적자가 지속될 것임을 보장한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관세를 통해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시도는 팽팽한 풍선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시도와 같다고 비유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상품 무역만을 고려하고 서비스 무역과 자본 및 노동의 수출에서 나오는 수입을 무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서비스를 수출하고 자본과 노동을 옮겨 얻는 이익은 유로존과 상품 무역에서 거둔 적자를 상쇄한다고 울프는 설명했다. 즉, 유로존의 대미 경상수지는 0에 가깝다는 것이다.
멕시코·캐나다와 비교해 EU가 관세로 받을 영향의 수준이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2023년 기준으로 대미 상품 수출이 각각 GDP의 27%와 21%를 차지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클 것이라고 했다.
반면 2023년 EU의 대미 상품 수출은 GDP의 2.9%에 불과해 관세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울프는 "그럼에도 관세 부과는 여전히 정당화될 수 없는, 경제적으로 무지한 경제 전쟁행위가 될 것"이라며 "EU는 보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영구적으로 손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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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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