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거래 시작은 월가 억만장자와 트럼프 전화 한통"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월가의 수익 추구 합쳐진 결과물"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월가의 수익 추구 합쳐진 결과물"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190억달러(약 27조4천억원) 규모의 파나마 운하 항만 운영 지분 거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월가의 수익 추구가 결합한 놀라운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번 거래 과정을 전하면서 이러한 평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운영하고 있다"며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로부터 몇주 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파나마 운하 양쪽 항구를 매입해 미국의 통제로 바꾸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미국이 100년 된 운하를 강제로 점령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이후 블랙록은 항구 매입 협상을 빠른 속도로 진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내용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계속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결국 지난 4일 블랙록은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인 리 가문이 지배하는 CK 허치슨 홀딩스로부터 파나마 운하의 양쪽에 있는 발보아 항구와 크리스토발 항구, 중국과 홍콩을 제외한 전 세계 43개 항만 사업을 1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운하 "환수"를 위한 한 걸음이라며 이번 거래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오늘 미국의 한 대기업이 파나마 운하 주변의 두 항구와 파나마 운하와 관련된 다른 많은 것들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며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에 의해 미국인을 위해 건설된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해 건설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핑크는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을 되찾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을 이용해 블랙록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계약을 성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짚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 투자회사의 파나마 운하 항구 인수가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라며 그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번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핑크 CEO가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이 이번 거래 성사에 결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번 거래는 멀리 떨어진 민간 시장에서 주요 거래를 성사하고 대형 대체 자산 운용사들과 경쟁하려는 블랙록의 야망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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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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