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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던 트럼프, 관세·정부 감원·외교서 미묘한 '속도 조절'

증시·재계 동요에 멕·加 대상 '25% 관세' 집행 부분적 유예 머스크 '무차별 감원'에 부작용 나오자 감원 결정권 각 부처로 親러·우크라 압박에 당내서도 우려 나오자 대러 제재 강화 고려 언급

폭주하던 트럼프, 관세·정부 감원·외교서 미묘한 '속도 조절'
증시·재계 동요에 멕·加 대상 '25% 관세' 집행 부분적 유예
머스크 '무차별 감원'에 부작용 나오자 감원 결정권 각 부처로
親러·우크라 압박에 당내서도 우려 나오자 대러 제재 강화 고려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복귀 이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미국 우선주의' 속도전을 벌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전선'에서 미묘한 속도 조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전 세계에 충격파를 준 '관세 전쟁'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약 1개월간 상당 부분 유예하기로 한 결정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지난 4일자로 부과하기 시작했다가 미국 내 자동차 업계의 '읍소'를 들은 뒤 자동차를 포함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적용을 받는 품목에 한해 내달 2일까지 관세를 면제한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7일 캐나다의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혀 다시 캐나다를 긴장시켰지만 이는 '보복 관세' 카드를 빼 들며 자신에 맞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신경전' 측면이 커 보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신흥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DOGE)를 맡기고, 숨 가쁘게 몰아쳐 온 연방 정부 공무원 감축에서도 비슷한 '속도 조절'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부처 장관들과 머스크를 백악관으로 불러 회의를 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부처별 인력 감축은 각 부처가 최종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효율부는 어디까지나 자문역할이라고 권한의 한계를 부여했다.
나갈 사람과 남을 사람을 정하는 것은 장관 등 각 부처 수뇌부가 할 일이지 머스크나 DOGE 등이 결정할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불과 이틀 전 의회 연설에서 머스크를 잇달아 거명하며 정부 인력 감축에 힘을 실어줬던 것을 상기하면 급작스러운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외교 면에서도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친화적이고, 우크라이나에는 강한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終戰) 외교에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SNS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지금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강타(pounding)하고 있는 사실에 기초해 나는 휴전 및 평화에 대한 최종적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은행 제재와 (다른) 제재, 관세를 강력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 종전 조건에 깐깐한 태도를 보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고압적으로 몰아세우고, 직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과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점을 상기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볼 수 있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정부 구조조정·외교에서 부분적인 속도 조절에 들어간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여론의 반응 등을 두루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우선 관세 문제의 경우 미국 내 주식시장과 산업계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였다.
FTA의 일종인 USMCA로 공급망이 한데 얽혀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내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동요했고, 소비자 가격 인상과 그에 따른 판매 위축을 우려한 주요 자동차 메이커 수장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관세 재고를 호소했다.
또 머스크의 공무원 감축에 '제어장치'를 둔 것은 머스크의 무차별적인 인력 감축이 상당한 부작용을 낳자 머스크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핵무기 관리·감독관 수백명을 해고한 일에서 보듯 DOGE가 '칼질'하는 대상의 업무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속전속결로 공무원을 해고하면서 공직사회가 동요하고 법적 근거 논란까지 생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일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내각 회의에서 국무부 인력감축 문제를 놓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머스크가 충돌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급진적으로 추진해온 친러시아 행보에 스스로 제동하는 '대러시아 제재 및 관세 검토' 언급을 한 것은 '자유 진영 리더' 역할에서 급속히 발을 빼는 듯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톰 틸리스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및 정보 지원 중단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에 대해 일단은 '전술적 속도 조절'로 보는 시선이 우세해 보인다.
1기 임기를 마친 후 4년만에 '징검다리'로 집권함으로써, 이제 시간이 4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앞으로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자신의 '폭주'를 제어했던 경험 많은 관료 출신들의 자리를 현재는 '충성파'들로 채워 넣은 상황이라 정권 내부의 견제 장치가 미미하다는 현실은 바뀐 것이 없다.
결국 핵심 지지층인 이른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트럼프의 선거 구호) 공화당원'을 포함한 여론의 향배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 핵심 측근들이 정책 집행의 속도 결정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조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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