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옥의 뉴스터치] 되살아나는 ‘30개월령 소고기’ 트라우마

‘인간 광우병’ 논란이 벌어진 2003년 한국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30개월 미만인 소를 도축해 제거한 살코기’에 한해 수입을 재개했지만 검역 과정에서 뼛조각이 발견되며 전량 반송 사태가 반복됐다. 계속된 무역마찰 속 이명박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조치의 단계적 폐지를 밝혔지만, 반대 여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했고, 집권 초 정치 동력을 상실했다. ‘미국산 30개월령 소고기’는 트라우마가 됐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23만3081t)이다. 전체 소고기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미국에서 들여왔다. 소비자가 미국 소고기를 선택한 데는 ‘30개월령 제한’이 안전판 역할을 했다. 트럼프 정부가 완력으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출을 밀어붙인다면 그게 과연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트럼프 정부와 미 축산업자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하현옥([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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