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구하려 대피소 반대로 달렸을 것"…이장 가족도 참변

화마가 휩쓴 경북 영양군에서 주민을 대피시키려던 이장 내외가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연합뉴스와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삼의리 마을에선 무선 통신이 끊기기 시작했다.
이에 화매리 이장은 46가구 주민 개별 휴대전화에 안내용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스마트 방송’을 통해 “지금 빨리 집에서 나와서 석보초등학교로 대피하라”며 “동네 전 지역에 불이 나 금방 집에 불이 붙는다”고 다급히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50∼60대 삼의리 이장 내외는 화매리에 사는 60대 처남댁을 구하러 나섰다.
처남댁을 차에 태운 삼의리 이장 부부는 삼의리로 향했다. 이 길은 그 시각 대형산불 대피장소로 지정됐던 석보초등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이들은 오후 8시쯤 삼의리 삼의계곡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멀지 않은 곳에 다 타버린 자동차가 있었다.
주민들과 행정기관 관계자는 이장이 다른 주민도 구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들의 주행에 주민들은 연합뉴스에 “혹시 모를 고립 주민을 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입을 모았다.
석보면사무소 관계자는 뉴스1에 “통신 두절로 직접 마을을 돌면서 주민들을 대피시키려고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밤사이 영양에서는 산불로 인해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조문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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