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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국가기간산업 보호, 국회와 정부도 나서야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제련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연과 납(연)을 중심으로 20종 가까운 비철 금속을 생산한다. 연간 생산량이 100만여톤(t), 국내 시장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수익성이 꾸준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300억원대로, 100분기 연속으로 영업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핵심 광물의 공급망 확보를 놓고 미국과 패권 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수출 통제를 강화한 인듐, 비스무트, 안티모니 등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주목 받는다. 미국의 방위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공급망 핵심 기업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기술력도 높게 평가 받는다. 고려아연의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기술은 지난해 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조만간 이 회사가 보유한 안티모니 제조 기술 등에 대한 핵심기술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티모니는 반도체·에너지·방산 등에 필수로 들어가는 전략 광물이다. 국내 공급 물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방산과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를 뒷받침하는 국가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고려아연 같은 국가기간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으로부터 지켜야 하는 이유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측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해 말 해외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 투자에 나서는 건 총수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를 타파해 기업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인수 목적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상승”이라고 밝히며, 10년 내 회사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고려아연을 어떻게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장 비전이나 안정적 재무구조 없이 M&A를 추진했다가 홈플러스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결국 정부와 국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제련·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추가 지정하고, 다른 자산에 대한 보호 조치도 취해야 한다. 국회가 법률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걸리면 정부는 가이드라인과 같은 연성 규제라도 발표해야 한다. 국가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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