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산불, 지리산 넘나”…진화 헬기 빌려준 전남 “작은 불도 안된다” 비상

구례군은 27일 “경남 산청 산불의 지리산권 확산에 따른 구례군 토지면 주민 대피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구례군은 산불이 확산할 것에 대비해 구례 토지면 소재지 체육관과 구례읍 소재 실내체육관을 대피소로 지정한 상태다.
구례군은 단계별로 대피 계획도 수립했다. 1차 대피 대상은 하동군과 가장 인접한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9개 마을 주민들이다. 2차는 토지면 전체 주민, 3차는 지리산에 인접한 마산면·광의면·산동면 주민 등으로 확대된다.
구례군은 주민 대피 계획 수립과 함께 지리산과 인접한 마을에 수시로 ‘쓰레기 소각 금지’, ‘화재 발견 시 즉시 신고’ 등의 안내 내용을 마을방송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 또 전날부터 경찰과 합동으로 지리산 인접 마을에 대한 예찰 활동을 통해 쓰레기 소각 등 연기가 발생한 현장에 즉각 출동하고 있다.
산청 산불에 의해 지리산이 뚫린 전날부터 지리산과 인접한 주민들을 걱정하는 전화도 쇄도하고 있다. 지리산에 산불이 번졌다는 소식을 들은 친인척들로부터 “구례는 (산불이) 괜찮냐’ 등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손기원 구례군 마산면장은 “산불 확산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주민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75%다. 산불영향구역은 1740㏊, 총화선은 67㎞다. 이 중 51㎞를 진화하고 16㎞(산청 10㎞·하동 6㎞)를 진화 중이다. 지리산으로 옮겨붙은 화재 규모는 30~40㏊ 규모로 추정된다.
산청·하동 산불로 진화 작업 중 불길에 고립된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산청군 357가구 503명, 하동군 584가구 1070명 등 941가구 1784명이 대피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산불이 북동진하고 있어 구례까지 번질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상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헬기도 전남도가 운용하는 임차 헬기 3대와 영암 산림청 항공관리소 헬기 3대 등 6대가 영남권 산불 진화에 동원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전남지역 내 산불 진화에 운용할 수 있는 헬기는 7대 수준이어서 전남권 산불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임차 헬기업체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전남지사는 “2년 전 순천과 함평의 대형 산불로 870㏊의 숲을 잃은 아픔이 있었다”며 “산림 또는 산림 인접지에서 각종 쓰레기를 절대 태우지 말고, 산에서 연기나 불을 발견하면 즉시 119나 112에 신고한 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했다.

최경호.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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