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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대선'에 나설 보수 후보의 자격 [장세정의 시시각각]

장세정 논설위원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지난 4일 탄핵심판 선고는 조기 대선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은 헌정사의 비극이지만, 대한민국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일정을 발표하면 6월 초에 '장미 대선'을 치르게 된다. 찬탄파와 반탄파로 갈렸던 정치권과 여론 지형은 대선 국면으로 빠르게 넘어갈 것이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꾸준히 1위를 달려왔다. 결국 '이재명 대세론'에 맞설 대항마가 있느냐, 그가 누구냐가 조기 대선의 최대 관심사다. 집권 여당 자리에서 원내 제2당으로 밀려난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대안 세력으로서 능력과 결기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청래, 김민석 의원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중앙포토]
물러날 곳 없는 보수 진영이 대선후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꼭 따져봐야 할 '체크 리스트'가 있다. 이번 조기 대선은 초단기전이라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없이 선거 다음 날 곧바로 취임해야 한다. 촉박한 일정 때문에 '대통령 과외'를 받을 시간도 없으니 평소에 두루 실력을 갖춘 인물 중에서 후보를 찾아야 한다.
소통 의지와 문제해결 능력 기본
도덕성과 보수의 품격도 갖추고
필사즉생 각오로 쇄신 이끌어야
공직 경험과 정책 역량, 문제 해결 능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탄핵 때문에 치르는 대선이니 무엇보다 헌법과 법치 존중 자세로 무장한 인물이어야 '계엄 옹호 정당' 프레임 방어가 가능하다. 대통령이 되면 2028년까지 22대 국회의 남은 임기 3년간 제1당을 상대해야 하니 대화와 소통 역량 및 경청의 자세도 중요하다. 거짓말과 막말 등 충동적 언행은 보수의 품격에 어긋난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자청해서 심리검사를 받고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진단서를 공개하는 후보에게 가점을 주면 어떨까.
권위주의에 찌들지 않고 민주주의 마인드가 체화됐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단지 명령이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생긴 '배신자 프레임'은 과감하게 깨야 한다. 정치인은 계파 보스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정책·신념 등을 평가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친윤, 비윤은 이제 무의미하다. 무엇보다 중도 확장성과 당선 가능성이 일차 잣대가 돼야 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이준석 의원(전 개혁신당 대표). [중앙포토, 연합뉴스]
2023년 11월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법무부-서울시 범죄피해자 원스톱 솔루션 센터 관련 협약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김건희 리스크'를 반면교사 삼아 이제 보수 후보는 가족 문제에서 누구보다 떳떳해야 한다. 배우자가 도덕성과 봉사 경험을 실천해 왔다면 금상첨화다. 가족이나 친인척이 학교폭력·성폭력·갑질·마약 등에 연루됐다면 감점 또는 실격 사유다. 아무리 21세기라도 수신제가(修身齊家)에 하자가 없어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논할 자격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에 뽑히는 제21대 대통령은 앞으로 4년간 좋든, 싫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 중에서 동맹인 한국에 가장 가혹한 관세를 때린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국제감각은 기본이고 경제·통상 이슈에 밝아야 한다.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를 살릴 해법과 복안도 있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부르는 상황이니 외교·안보 식견과 역량도 중요하다.
이런 자격을 모두 갖춘 차기 지도자감은 정치권 전체를 둘러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10여 명의 후보군 중에서 하나씩 장단점을 따져가며 경선 드라마를 만든다면 유권자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당해 치르는 조기 대선이라 "다시 한 번 더 정권을 맡겨 달라"고 읍소하는 것은 민망하고 염치없는 일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 28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5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고교생들의 요청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뉴스1]
그래도 어떻게 세우고 지키고 키워온 대한민국이고 자유민주주의인데, 보수 진영이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겠나.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무장하고, 조기 대선을 배수진 삼아 뼈를 깎는 쇄신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벼랑 끝에 선 보수 세력이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장세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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