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들 시총, 6일새 834조원 증발..."중국 의존도 재확인"

7일(현지시간) 엔비디아를 비롯해 등 미국 반도체 기업(설계·제조·장비) 15곳의 시가총액 총합은 4조8376억달러로 상호관세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1일에 비해 5679억달러(약834조원) 감소했다. 관세 발표 이틀 뒤인 4일에는 하락 폭이 7083억 달러(약 1041조원)에 이르기도 했다.
시총이 가장 많이 증발한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는 6일 만에 시총 3052억 달러(451조 원)가 사라졌다.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시총 22.9%(227억 달러)가 하락해 낙폭으로 치면 가장 컸다. 마이크론은 중국에서 칩을 제조하고 있어 관세 부과시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의 3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램리서치·KLA의 시총도 총 344억달러(약 50조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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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없이 반도체 생산 불가능” 입증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의 규모가 훨씬 크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전자기기·장비는 1270억달러로 중국 수출액(150억달러)의 8.5배에 달했다. 그동안 미국 기업들은 공급망에서 중국업체를 배제하려 시도했지만, 100개 이상의 1·2차 벤더가 얽혀 있어 중국과 관련된 기업을 모조리 없애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젠슨 황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한 강연에서 “미국의 칩 제조업체가 중국 공급망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건 10~20년간 불가능할 것”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상위 20개국의 중심성을 따졌을 때, 교역 허브인 홍콩을 제외하면 중국이 가장 중요한 국가”라며 “특히 미국에 있어 중국은 공급자이자 소비자로서 강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반도체) 생태계는 중국 속에서 계속 진화했으며 향후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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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AI 값 올린다
이날 미국과 중국의 보복관세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에 업계는 대비하고 있다. WSJ는 중국에서 상당 물량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더 많이 가져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산 제품에는 관세율이 26%로 책정됐기에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세금을 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박해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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