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의존국' 먼저 협상…中과 전쟁 앞둔 레버리지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 관세와 무역은 물론 안보 문제를 한꺼번에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측이 ‘패키지딜’의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를 레버리지로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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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상회담 이은 일본·한국 통화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통화한 뒤 미·일 고위급 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한 권한대행과의 통화는 이스라엘, 일본 정상과의 대화 다음날 이어졌다.
그리고 한 대행과의 통화가 이뤄질 무렵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에 “협상은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인 일본과 한국을 우선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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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3국의 공통점은 안보 ‘의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런 전략을 사용할 뜻을 시사한 상태다. 그는 지난 3일 기내 간담회에서 유럽연합(EU) 동맹국에 대한 무역 적자를 거론하며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많은 돈을 벌고도 미국을 나쁘게 대우한다”며 “우리는 그렇게 하면서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돈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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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게 레버리지”
‘협상 전문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EU 국가들에게 ‘미국이 안보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위협하는 것 역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가장 ‘약한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이스라엘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실제 한국의 전체 수출 중 대미 수출 비중은 18.7%(지난해 2월 기준)에 달한다. 이중 자동차·반도체·철강·알루미늄·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41%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 모두를 상호관세와 별개로 한 품목별 관세 대상으로 지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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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두번째 레버리지는 안보”

이와 관련,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중앙일보에 “트럼프 정부는 군을 해군과 공군에 초점을 맞추고 핵무기의 현대화로 뒷받침하는 형태로 재편하고 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과 일본, 유럽에 배치된 지상군 감축 논의와 연결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의 재편과 무관하게 철통 같은 동맹을 확인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왜 현장에 군대가 배치되는 것이 중요한지 이해하도록 경고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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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의 최종 목적지는 중국”

그러면서 “백악관은 중국이 미국 수출 의존도를 낮출 여지가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매우 불편하게 여겼다”며 “동맹과의 우선 협상 방침은 중국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주변의 반발을 먼저 진압해 전선을 중국에 집중하는 동시에, 중국에 제시할 통상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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