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관세전쟁에 승자 없어…中-EU, 일방적 괴롭힘 막아내야"(종합)
中-스페인 정상회담서 "중국의 일에 집중…국제질서 수호" 강조 산체스 스페인 총리 "소통·협력 강화…대중 무역적자 해결해야"
中-스페인 정상회담서 "중국의 일에 집중…국제질서 수호" 강조
산체스 스페인 총리 "소통·협력 강화…대중 무역적자 해결해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중국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 "관세전쟁에서는 승자가 없으며, 세계와 대립하면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과 EU는 모두 세계의 주요 경제체로, 경제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확고한 지지자"라며 "양측은 국제적 책임을 이행하고 경제 세계화의 흐름과 국제무역 환경을 공동으로 보호하며 일방적 괴롭힘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아울러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국제적 공평과 정의, 규칙과 질서를 수호해야 한다"고 시 주석은 말했다.
시 주석은 또한 "지난 70여년간 중국의 발전은 자력갱생과 고된 투쟁에 기대왔으며, 누구의 은혜에도 의존하지 않고 어떠한 불합리한 억압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며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은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자기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산체스 총리는 "유럽은 자유무역 개방을 고수하며 다자주의를 옹호하고 일방적 관세 부과에 반대한다. 무역전쟁에 승자가 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산체스 총리는 이어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정세에 직면해 스페인과 EU는 중국과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무역질서를 지키며, 기후변화와 빈곤 등 도전에 함께 대응하고 국제사회의 공동이익을 보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측이 "공통 관심사에 협력하고 균형있는 방식으로 무역과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면서 "스페인과 유럽 모두 중국을 상대로 상당한 무역적자를 안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중국과 스페인, 또한 중국과 EU 간의 관계 성장 가능성을 무역 긴장이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산체스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는 관계를 강화할 기회가 있다고 믿지만, 더 균형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유럽의 요구에 중국이 민감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한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중국과 유럽이 미국의 괴롭힘에 함께 맞서자'는 시 주석의 메시지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이 '전면전'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에 대한 누적 관세율이 145%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에 맞서 전날 84% 대미 맞불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12일부터 관세율을 125%로 올린다고 밝혔으며 미국 여행 자제령, 미국 영화 수입 축소 등 비관세 조치도 쏟아냈다. 또한 대미 연합전선 구축을 위한 외교전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 8∼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 주변국과의 외교 문제를 논의하면서 "주변국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고, 주변국 업무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에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에서는 미중 간 무역 마찰을 대화와 협의로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남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기의 길을 막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불빛을 끄는 것으로 자신의 불빛이 밝아지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비판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수현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