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파도 넘는 법" 아흔살 동원 회장 에세이 출간
동원그룹은 창업주 김재철(90) 명예회장이 경영 철학을 담은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을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김 명예회장은 1969년 창업을 결심한 산업화 1세대다. 23살이던 1958년 원양어선 실습 항해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지금의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일궈냈다. 1999년 제23대 한국무역협회장을 맡아 7년간 무역진흥을 이끌었다. 정직함으로 일군 정도(正道)로 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91년 장남 김남구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62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증여세를 자진해 냈다. 당시 국세청이 ‘세무조사로 추징하지 않고 자진 신고한 증여세로는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이번 경영 에세이는 김재철 회장의 어린 시절 일화부터 기업 경영 중 겪었던 위기, 성공을 안겨준 사업 전략 등을 담았다. 성공 스토리보다는 기업가 정신, 지속가능한 경영과 혁신, 인재육성을 향한 조언 등에 비중을 뒀다. 이 시대의 큰 어른으로서 청년들에게 당부하듯 책을 썼는데 부제도 ‘도전과 모험을 앞둔 당신에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창업주가 집필하면서 책이 단순히 업적을 나열하거나 성공을 강요하는 자기계발서에 그치지 않기를 바랐다”라며 “담담하지만, 진심을 담은 문장으로 청년들에게 ‘가슴 뛰는 도전’에 관해 당부한다”고 전했다.
책에서 김 회장은 “도전은 청년의 트레이드마크”“도전을 가로막는 것은 안락함의 유혹”이라고 말한다. 그는 “나에게 도전정신이 길러진 이유는 일찌감치 세계무대로 나갔기 때문”이라며 “세계의 많은 나라가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다. 나가서 확인하고 할 일을 찾는다면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생각이 더 들 것”이라고 적었다.
김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육성과 연구개발(R&D)를 위해 써달라며 사재 544억 원을 출연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에 기부한 게 대표적이다. 6년 전인 2019년 김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어로 된 AI 관련 책이 책상에 놓여 있었다는 일화도 책에 담겨 있다.

황수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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